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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림브륄레 Oct 27. 2022

리더의 자세

칭찬은 직원들을 춤추게 한다

"잘한다 잘한다 하면 정말 잘하더라고."

.

.

.

이런 원장 선생님의 마음 가짐은 태도에서 드러나곤 했다.

"음~잘하고 있네요~?"

오늘도 나에게 주어진 일을 어설프지만 최선을 다해 하고 있었다. 원장 선생님께서 지나가다가 나의 결과물을 보고 칭찬을 하고 가셨다. 원장 선생님의 말투는 언제나 다정해서 듣기 좋다.


몇 시간 뒤 또 다른 업무를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할로윈을 맞아 아이들에게 줄 간식을 조그만 박스에 넣고 포장하는 일이었다. 손이 느린 탓에 마음이 항상 급하. 좀 더 빠르게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쉽지 않다. 하지만 어린이집에서는 모든 게 빨리빨리 돌아간다. 해야 할 게 산더미고 무엇보다도 손과 발이 재빨라야 아이들을 케어하기도 수업 준비하기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속으로 나를 재촉해보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속도만 빨라질 뿐 결과는 형편없었다. 오히려 손만 분주해지지 천천히 할 때와 비교했을 때 걸리는 시간도 그리 차이 나진 않았다. 그렇기에 마음은 차분히 손은 빠르게 해 보려고 노력 중이었다. 마음이 급하면 허둥대는 날 알기에 마음은 천천히 손은 빠르게 하는 게 나의 속도를 높이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포장 개수가 늘어나니 속도가 붙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도 종종 허둥대기도 했다. 허둥댈 때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나? 또 느려진 것 같은데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좀 느린가? 느린 거면 어쩌지.' 여러 생각을 하며 묵묵히 포장을 했다. 열심히 포장을 하고 있을 때쯤 선생님 한분이 교실로 들어오셨다.


선생님께서 "할로윈 포장하고 있어요? 힘들겠다 파이팅!" 하니까 원장 선생님께서 옆에서 "그래도 많이 빨라졌어요~"하며 나를 칭찬해주셨다. 졸지에 나는 가만히 있다가 칭찬받은 사람이 되었다. 민망했지만 기분이 좋았다. 그냥 할 일을 할 뿐인데도 칭찬해주는 원장선생님께 고마웠다. 걱정하는 내 마음을 읽으신 걸까?

조금 서툴러도 조금 느려도 칭찬해주시는 원장 선생님 덕분에 자신감이 붙었다. 칭찬을 들으니 오히려 더 잘하기 위한 방법을 생각하기도 한다. 칭찬을 받을수록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든다. 만약 내가 못 한다고 지적을 받았으면, 느리다고 지적을 받았으면 어땠을까? 나도 내가 느린 걸 안다. 하지만 느리다고 지적을 받았다면.. 기죽어서 더 빨리 하려다가 실수했을 것 같다.

나는 태생이 느린 사람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 누구도 나에게 '느리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어딜 가나 듣는 말이었는데 말이다. 여기서는 '느리다'는 말 대신 '빨라졌다'는 말을 들었다. 어떠한 부정적인 단어도 지적도 들은 적이 없다. 선생님들은 모두 다정하셔서 지적하기보다는 '그럴 때는 이렇게 하면 좋아요.'와 같이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해주신다.


'리더가 그 그룹의 분위기를 결정한다.' 내가 요즘 하는 생각이다. 전에 실습하던 어린이집에서는 원장 선생님께서 지적을 일삼으셨다. 같이 실습하던 친구와 나를 비교하시며 날 깎아내리셨다. 또 계획안과 과정에서는 별 말 안 하시던 분이 다 만들고 나서는 '더 창의적으로 할 순 없냐'며 지적하시기도 하셨다. 그럴수록 나는 더 위축되었고 위축된 마음은 연이은 실수를 만들기도 하였다. 거기서 일하는 선생님들도 비슷했다. 겉으로는 친근하고 살가웠지만 원장 선생님이 돌아서면 그분 욕을 그렇게 해댔다. 실습생인 내가 있는데도 선생님들은 원장 선생님을 욕하곤 했다. 그렇게 욕해놓고 원장 선생님 앞에서는 생글생글 웃는 게 인간의 이중성을 보는 것 같아 조금 괴로웠다.


여기는 다르다. 원장 선생님도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도 모두 다정하시다. 또 나를 지적하거나 나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씀하시지도 않는다. 못 하는 나도 자꾸 칭찬해주고 '잘한다 잘한다'해주니까 정말 잘하게 된다. 다정함과 긍정의 말이 가득한 이곳이 참 좋다. 나도 훗날 내 밑에 누군가 들어온다면 그런 자세로 대해야겠다. 용기를 북돋는 칭찬을 해주는 사람. 다정과 긍정의 말을 하는 사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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