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ome of peter rabbit
런던 매릴본역에서 기차를 타고 두시간 반을 가면 '영국 시골마을의 전형'이라 불리는 코츠월드에 도착한다. 영국여권 표지에 코츠월드 마을의 풍경이 그려져있을 정도로 대표적인 곳이란다. 꽤 넓은 곳이라 차가 없으면 이동하가 어려워 투어를 신청했다. 이날은 열이가 연차를 써서 같이 다녀왔다.
코츠월드는 예전부터 양모로 유명한 부자동네다. 건물들은 꿀색의 코츠월드스톤으로 지어졌다. 아무리 낡은 집이라도 반드시 꽃화분을 놓거나 정원을 꾸며놓았다. 이곳이 유명해진 것은 동화작가 베아트릭스 포터가 이곳에 살면서 <피터 래빗>을 썼기 때문이다. 정말 피터 래빗에 나올법한 아담하고 예쁜 집들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날이 흐리고 겨울이라 아쉬웠는데, 코츠월드에 간다면 장미꽃 흐드러지는 5월을 추천한다.
투어 가이드 톰은 이곳 주민이란다. 예전엔 주민 대부분이 양모산업에 종사했지만 이젠 관광업으로 돌아선 이들이 더 많다고. 투어엔 그리스 캐나다 싱가폴에서 온 여행객이 함께 했다. 특히 그리스 캐릭터가 너무 빡세서 나랑 열이는 슬슬 피해다녔는데 혼자 온 캐나다가 붙잡혀서.. 뭔가 여행 망친 삘. 그래도 인생 살라믄 저래 뻔뻔하이 하고싶은 거 하고싶은 말 다하고 참지 말고 살아야 오래 산다는 둥의 흉을 뒷담화가 아니라 바로 옆에서 한국말로 떠드는 기분이 묘하게.. 죄책감과 상쾌함이 동시에 밀려왔다.
투어 동행을 비롯해 여기서 만난 이들에게 한국에서 왔다 그러면 정말 다들 방탄소년단 이야기를 한다. 해리포터 스튜디오에서 줄서다가 만난 일본인은 내가 한국인인 걸 알자마자 BTS 재생목록을 보여줬다. 그 다음은 쿨한 이미지려나? 열이 말에 따르면 영국인들은 한국을 굉장히 쿨하게 본다고 한다. 이게 본론인데 투어할 때 갑자기 캐나다 애가 나에게 너 굉장히 룩 굿이라며 유어 스타일이 라이킷이라며 이스페셔리 그 드레스(???)가 마음에 든다고 그것은 코리안 스타일이냐며 원더풀하고 쏘쿨하다고 했다. 그러자 갑자기 그리스 싱가폴이 전부다 관심을 보이며 말을 걸어오기 시작해 나는 잠시 비지니스 미소를 지어야 했다.. 암튼 이날 패션은 한국에서 제발 좀 거적떼기 두르지 말라는 소릴 들은 후드 원피스에 재후선배가 댓글로 놀린 점퍼였는데 외국인들 보는 눈은 다른가보다. 여튼 저 말 때매 캐나다의 호감은 급격히 높아졌다..♡ 이곳에서 프랑스어 교사를 한다는 도미니크가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집에 잘 돌아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