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는 탁새이다. 나는 분명 창원-경상남도 창원이라고 해도 다들 모르기에 언제나 부산 옆이라고 말해야 한다-에서 나고 자랐기에 탁새를 창원 사람들이면 모두 아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내가 말하는 탁새에 대해 아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단지 건너 건너를 통해 알게 된 건, 탁새는 진해-마산, 진해, 창원은 창원으로 통합되었다-에서 쓰는 말이라는 것이다.
나 역시 탁새를 접한 건 진해에 있는 외가였기 때문에 납득이 됐다. 언젠가 마트에서 ‘탁새’ 대신 ‘갯가재’라는 말이 붙어있는 걸 보았을 때, 이질적인 기분이 들었다.
이유야 어쨌든, 나는 기억의 첫 장에서부터 탁새 찌개-통칭으로 탁새라고 한다-를 먹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항상 외가와 가까운 거리에 살았다. 바닷가가 있는 진해는 내가 좋아하는 해산물들이 가득했다. 외할머니는 우리가 찾아갈 때면 게찌개와 탁새를 해주셨는데, 그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특히 탁새는 진귀한 음식이었다. 할머니 말씀으로는 알이 차야 맛있다고, 철일 때 먹어야 한다고 하셨다. 할머니는 탁새에 된장을 넣고 풀어 찌개처럼 만들어 주시곤 했다. 탁새는 살을 발라내기 까다롭기 때문에 씹어서 살을 바르는 경우가 많다.
입안에 넣고 탁, 하는 느낌과 함께 뜨근한 국물 속 진한 된장 향이 퍼진다. 통통하게 잘 익은 살들이 그렇게 맛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어릴 적에는 오래 걸리더라도 천천히 까서 먹었는데 그 이유는 탁새 껍질이 딱딱한 건 물론이고 날카롭기 때문이다. 밥을 먹다 인상을 찌푸리고 싶지는 않았기에 나는 천천히 돌아서 가는 길을 선택했다.
얼마 전 탁새를 먹다가 문득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탁새가 누군가에게 몹시 징그러울 수 있다는 것. 나는 비위가 약한 편지만 오히려 번데기나 탁새 같은 음식은 잘 먹었다. 번데기는 벌레의 눈부터 다리까지 모두 붙어있지만, 다리 개수를 세어가면서까지 먹고는 했다. 탁새도 마찬가지다. 갯가재라고 하기엔 조금 벌레 같은 생김새이다. 가끔 나도 먹다가도 그 징그러움에 감탄하기도 한다. 쪄먹어도 맛있고 국물에 우려도 맛있지만, 내가 지금 처음으로 탁새를 보았다면 먹지 않았을 것이다. 생김새에 기겁하고 맛조차 알려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나는 그 생김새를 인식하기도 전에 ‘맛있고 반가운 것’이라고 인식해버린다. 음식 자체의 순수한 모습보다는 그 안에 담겼던 나의 기억들을 우선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나는 탁새를 옛 추억처럼 반길 것이다. 나의 유년 시절의 크나큰 부분으로서, 그 맛을 잊지 못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