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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촌자 May 19. 2021

어쩌다 화가

그림의 제목은 카멜리아, 한국어로 동백. 

 이미지 출처: pexel.com

봄의 시작을 알리는 경칩이 되어야 대부분의 꽃이 피는 것과는 달리 12월 다들 한창 추위에 떨고 있을 즈음 꽃을 피우고 4월이면 꽃이 지는 동백꽃. 붉은색이 빨강보다 마젠타에 가까워 초록과의 보색 대비로 화려함이 절정이다.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절제된 화려함의 정수를 보여주는 프랑스 브랜드 샤넬의 상징도 동백꽃. 가난했던 젊은 시절 변두리 술집에서 노래를 부르던 시절 꿋꿋이 살아온 자신을 떠올리며 동백을 상징으로 선택했는지는 모르겠으나 2차 대전중 나치에 협력하여 전쟁이 끝난 뒤 프랑스로 10년 넘게 들어오지 못한 이야기도 있으니 그저 동백의 화려함이 좋아서였지 싶다.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대부분 꽃잎이 하나하나 떨어지지만 동백은 꽃잎이 전부 붙은 채로 송이채 떨어져 바닥을 붉게 물들인다. 그래서 그런지 굳은 약속이라는 꽃말도 전해져 온다.

편백나무 아래 웬 동백꽃이 떨어져 있냐고 나무라지 마시라. 이 그림은 느낌과 상상의 재구성으로 제작되었으니. 


공자님께서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야 歲寒 然後知松柏之後凋也라고 하시면서 날씨가 추워지고 나서야 소나무와 편백이 늦게 시듦을 안다고 하셨으니 소나무와 더불어 변함없는 푸르름의 상징인 편백이 그림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다. 

화실에서 그림을 그릴 때마다 바라보게 되는 이웃집 이탈리안 사이프러스

온난한 기후 덕분에 일 년 내내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는 이탈리안 사이프러스.

이미지 출처: pexel.com

동백꽃은 지고 목화꽃이 핀다. 솜인지 꽃인지…

그래서 그림 전경(Foreground)은 목화밭이 되었다.

얼마 전 큰 아들의 제안으로 그림을 몇 군데 출품을 했는데 그중 <Swiss Helvet Art>에서 주최하는 ‘인터내셔널 아트 온라인 컴피티션’에서 이 작품이 2등을 했다고 연락이 왔다. “머라고라~??? 이게 머선 일이고~~~ “ 기대감이라곤 1도 없었던 애들 엄만 한 번에 못 알아듣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버퍼링 하느라 멍청히 서있었다.

큰애가 처음으로 사준 캔버스에 ‘휘파람’ 다음으로 그렸던 두 번째 그림 ‘카멜리아 (동백)’가 입상작 3개 중 2등이란다. 어릴 적 속으로만 간직했었던 소녀의 꿈이 나이 든 햇병아리 아마추어 아줌마에게 기적이 되어 찾아온 것. 

‘어쩌다 화가’로 얼떨결에 등단을 하게 돼버린 상황에 애들 엄마는 다음 작품 구상에 여념이 없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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