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새로운 일상을 살아내고 있다. 익숙하지만 낯선, 낯설지만 익숙한 상황 속에서 알지만 모르는 것과 모르지만 아는 것을 솎아내며 나의 위치를 확인하느라 바쁘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내가 지금 어디에 서있는지부터 알아야 하니까. 활기와 긴장, 자신감과 부담감. 손목에는 헬륨 풍선을, 발목에는 모래주머니를 차고 걷느라 지쳤는지, 지난 토요일에는 하루 종일 헤롱거렸다. 그래도 이 피곤함이 싫지 않다. 현실 속 오늘을 온전히 살아내고 있다는 뿌듯함과 성취감이 있다. 오늘의 피로가 내일의 근육이 될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글을 써야 한다는 조급함과 부담도 내려놓았다. 어차피 부담 갖는다고 써질 것도 아닌 것을. 차라리 지금에 집중하면 글감이 모일 거라 여기기로 한다. 꽤나 여유롭고 너그러운 생각을 하는 나. 노력하는 나를 위해주는 나.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새로운 트랙을 열심히 걸은 워커는 오늘도 푹 잠들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