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필요한 다름의 존중에 대한 이야기
'안녕, 나는 꿀떡이야'는 강아지숲에서 주최한 아트프로젝트인 그림책 공모전에서 1등 우승 수상하였고 현재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강아지숲에서 아트프린트물 형태로 전시 중에 있으며 책의 형태로 출판할 뜻이 맞는 출판사를 찾고 있습니다!
아래 학예사님의 평론처럼 뚜렷하고 단순한 색채로 무게감을 덜어내며 그와 동시에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직설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으로 여전히 이를 외면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분명 세상에 꼭 필요한 목소리라고 생각하여 작업하였습니다.
*학예사님의 평론
'안녕, 나는 꿀떡이야'는 반려인이라면 한번 즈음 들어봤을 법한 ‘견종이 뭐예요?’라는 질문을 주제로 믹스견과 품종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꿀떡이라는 강아지가 자신의 이름이 아닌 견종만을 물어보고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마주치며 고민에 빠지게 되는 이 작품은 반려견의 품종에 따라 가치를 매기는 일부 사람들의 시각을 꼬집고 있다. 품종을 떠나 각자의 이름이 있고, 모든 강아지가 특별하다는 메시지는 비단 반려문화뿐 아니라, 다름이 존중되어야 하는 동시대의 우리에게도 전해진다. 유화와 같은 마티에르식 표현과 명확한 색 대비, 단순화된 구도와 표현 등은 모든 강아지가 다 다르다는 메시지를 강조해 주는 좋은 선택이었으며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작가 노트
'안녕, 나는 꿀떡이야'는 2020년 여름 전라남도 무안군 유기 동물 보호소에서 입양 문의가 단 한 건도 없어 뜬 장에서 가만히 안락사를 기다리고 있던 공고 번호 323을 꿀떡이로 맞이하여 지내던 일상 속 겪었던 ‘종’에 대한 이야기를 추려낸 꿀떡이를 반려하며 겪은 실제 경험담입니다.
입양의 여러 방식 중 저는 보호소 직접 입양을 가장 우선으로 고려하며 어떤 성향의 강아지를 가족으로 맞이하게 될지 모르기 에 반려견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음에도 2년 정도 진지한 준비를 하였고 어느 날 떠오른 ‘꿀떡’이라는 이름을 소중히 메모장에 적어두었습니다. 그러다 포인핸드 앱을 들여다보던 중 한눈에 꿀떡이다! 외침이 절로 나던 사진 한 장을 보고 왕복 800km를 달려 가족이 되었습니다. 처음 보호소에 전화를 걸었을 때, 안타깝게도 퉁명스러운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얘는 그냥 시골 똥 개인데 뭐 하러 그렇게 멀리서 오냐는 말과 제가 오지 않으면 바로 안락사를 진행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저는 ‘그냥 시골 똥개’는 대체 무엇인지에 대해 곱씹어 볼 겨를도 없이 한 번도 만져보지 못한 이 털북숭이의 목숨이 제게 달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 다. 꿀떡이는 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건강검진을 위해 고약한 냄새가 나는 잔뜩 엉킨 털을 다 밀어내야 했습니다. 거부감이 심했기에 얼굴 털만 사자처럼 남기고 몸은 앙상한 갈비뼈를 드러낸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 때문이었을까요? 산책할 때마다 ‘못생겼다’ ‘폼 안 나는 잡종’이라는 말을 듣기 일쑤였고 심지어 자신의 품종견 분양가와 혈통을 밝히며 비교하는 말도 듣게 되었습니다. 그중 제게 여러 의미로 가장 충격이었던 “어머! 얘 잡종이죠? 우리 애는 이런 개랑 안 놀아요!”라는 장면으로 이 모든 일화를 압축하였습니다.
함께하는 날들이 차곡차곡 쌓이며, 꿀떡이는 건강하고 윤기 나는 털을 가지게 되었고 눈빛도 표정도 눈에 띄게 변화하였습니 다. 그러자 이번에는 사람들이 꿀떡이에게 ‘예쁘다’는 말과 ‘품종견 같다’는 표현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른 의미로 시선을 집중받는 강아지가 된 것이 참 묘했습니다. 분명 같은 강아지인데 말이죠. 사람들은 더 분양가가 높은 품종견과 섞였다고 하라며 호 호 웃었고 그 모습이 제게는 꽤 이상하고 씁쓸했습니다.
그래서 이 그림책에 숨겨진 작은 첫 번째 요소로 꿀떡이의 몸에 갈색과 검은색 계열의 털을 마치 고슴도치 가시처럼 표현하였 습니다. 이는 제 눈에는 사랑이기만 한 모든 것이 누군가에게는 고슴도치처럼 느껴졌다는 의미와 아무렇지 않게 툭툭 내뱉어진 사람들의 시선과 말이 꿀떡이에게 날카로운 상처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요소로는 공원에서 스스로를 골든 리트리버라고 소개하는 강아지와 마지막 페이지에 모두 함께 뛰어노는 장면 속 골든 리트리버의 생김새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이는 공원에서 만난 강아지도 사실 골든 리트리버 잡종인데 그럼에도 종을 강조하는 보호자 아래에서 그 말을 그대로 믿고 자 랐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잡종에 대한 차별 속, 품종과 품종을 섞어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종에 대한 부분을 우리는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하는 생각의 확장을 담았습니다.
‘안녕, 나는 꿀떡이야’는 종의 다름에서 출발하였지만, 결국 우리 사회의 포괄적인 이야기입니다. 이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다름을 수용하지 않고 평균이라는 기준값을 만들어 비교하고 타인을 함부로 지적하고 헐뜯는 무언가 단단히 피곤한 사회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그대로 특별한 강아지야!”라는 그림책의 마지막 문장처럼 결국 세상 만물을 있는 그대로의 가치로 받아들이면 모두가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더불어 앞으로도 저희 강아지 꿀떡이가 “글쎄? 나는 꿀떡이야!”라고 말하는 해맑은 생명체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 그리고 자라나는 아이들과 우리들 모두 이렇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며 살아가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참고 영상
https://youtu.be/ItVQ6OeAbMI?si=VFvhqxzOgoyIgjVo
00:00 인트로
01:30 여정1) 멍집사의 짐 챙기기
05:15 여정2) 가자 강원도 춘천으로
07:20 여정3) 강아지숲 방문기 및 전시 관람
16:37 그림책 설명
19:16 형태에 대한 고민 “출판사를 찾습니다”
24:50 번외) 애견 동반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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