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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시에코 Aug 01. 2023

이기적인 환경주의자

환경보호를 시작한 이기적인 이유들

저는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환경 만화를 그린다고 하니 저를 너무 이타적인 사람으로 보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전 오히려 이기적인 사람이라 환경보호를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저는 만화를 그리면서 한 번도 '지구야 미안해'와 같은 멘트를  적이 없습니다.


전 항상 인간 입장에서 말해왔어요. 이렇게 안 하면 인간이 죽는다구요.


기후위기에 인간이 얼마나 많은 위협을 받고 있는지 아시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우리가 죽을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 환경보호를 시작했어요.


페트병 안 쓰고 물 끓여 먹기, 일회용품 안 쓰기, 채식 등 과 같은 행동들이 다 저를 위해서 시작한 일이에요.


이미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굳이 한번 더, 왜 저를 위한 이기적인 일인지 말씀드릴게요.


1. 페트병에는 엄청나게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있습니다. 제가 그린 만화 <모르면 손해인 플라스틱의 위험성>에 이 내용을 담았습니다.

자세한 내용과 다른 환경만화들은 인스타그램 @wish_eco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1편입니다. 아래부터 2편 시작

이 연구결과를 보고 든 생각이 있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미세플라스틱을 먹은 걸까..?

그래서 수돗물을 끓여 먹게 되었습니다.

우리 손에 페트병에 담긴 물이 쥐어지기까지 한 번도 직사광선을 쐬지 않았으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우리가 유통과정을 다 볼 순 없으니까요.

이 내용을 알게 된 이후, 그렇게 좋아했던 어패류를 바로 끊게 되었습니다.

미세플라스틱 섭취를 줄이려는 저의 건강보호 노력이 조금이나마 환경보호에 기여했길 바라며 전반적인 일회용품 이야기를 이어갈게요.


2. 아무래도 여러 명이 오랜 기간 사용한 다회용 컵 보단 일회용 컵이 더 깨끗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국내 한 다회용기 업체가 실행한 일회용품 오염도(미생물) 실험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된 후 여러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한 번도 안 쓴 일회용 컵보다 다회용 컵이 훨씬 세균수치가 낮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따듯한 음료를 일회용 컵에 먹는다는 건 환경호르몬 수치도 높여 먹는 셈입니다. 제 만화 <환경호르몬맛 커피> 편에 이 내용을 담았습니다.

* 이 만화를 그릴 당시는 카페 내부에서 다회용컵 사용이 필수가 아니던 코로나 유행 시기였습니다.



3. 채식

가공육류와 붉은 육류는 각각 WHO가 선정한 발암물질 1급과 2급에 속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식사를 채식으로 하는(오보베지테리언) 저에게 메뉴 선택권이 없는 식사, 즉 집안 어르신들과의 식사를 해야 하고 음식점에 육류 메뉴 밖없을 경우엔 닭고기를 선택합니다.


그럼 닭은 붉은 육류가 아니니 건강한가?

사실 닭도 안전하진 않죠. 빠르게 키워서 팔기 위해(우리나라 기준 35일 만에 도축) 성장촉진제, 항생제를 잔뜩 넣고 키우니까요. 이게 인간 건강에 나쁠 거라는 건 예상 가능하실 거예요. 동물복지 닭은 좀 낫겠죠. 그런데 모든 가게에서 다 동물복지 쓰는 건 아니잖아요. 비싸니까요.

그래도 붉은 육류의 발암물질 섭취하는 것보단 조금이나마 건강한 식사를 해보겠다고 채식 선택권 없는 음식점에서 닭을 고른 게 환경에도 좀 낫다고 합니다.

탄소발자국 배출량이 소고기랑 비교도 안 되어요.


그래서 결론은, 제게 선택권 없는 식사장소를 가는 일 년에 2~3번의 가족행사를 제외하곤, 붉은 육류도 가금류도 잘 먹지 않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만약 육식이 녹황색 채소만큼 건강에 이롭기만 하였다면 전 가끔이라도 고기를 먹었을 것 같아요.

지구환경과 동물들에게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이건 내 건강을 위한 거야" 라면서 합리화를 하였을 것으로 예상이 되네요. 그런데 환경에도 안 좋은 고기가 건강에도 안 좋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2년 넘게 환경만화를 그리는 저도 채식을 하는 1순위 이유가 건강, 2순위 이유가 환경을 위해서입니다.  "지구의 자연과 모든 생명을 너무 사랑해서"와 같은 이유가 1순위가 아니라 저에게 실망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죄송해요. 물론 자연 좋죠. 동물도 좋고요. 그런데 저 자신보다 좋진 않아요. 


이런 저의 생각이 누군가에게 실망을 드렸을진 몰라도, 1순위 이유를 제 건강으로 초점을 맞추니 모든 환경실천들이 아주 쉬워졌어요.


지금 엄청난 팁을 공유드리는 겁니다!


추상적인 지구 보호라는 명목 하에 행동을 하려고 하면 막상 내 행동으로 진짜 지구가 나아지는지 확인할 수도 없으니, 귀찮을 땐 그냥 하루이틀 넘겨버리기도 십상이죠.


그런데 내 건강 지키려고 이 행동들을 한다고 생각하면, 귀찮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어요.

제 건강은 소중하니까요.

일회용품만 줄여도 다음 달 생리통이 없어지고, 채식 식사를 하면 육류 식사 시 느꼈던 더부룩함이 없어지니 바로 효과를 보았다고 저는 확신할 수 있어요.


얼마나 좋아요? 건강보호 하는데 환경보호에도 자동으로 기여되고, 정말 안 할 이유가 없었죠.


환경보호에도 기여된다면 결국엔 제 밥상에 올라오는 미세플라스틱이 미미하지만 아주 조금이라도 줄지 않겠어요? 결국 또 제 건강보호로 선순환이 될 생각을 하니 이기적인 저도 꾸준히 하게 되더라고요.


귀찮아서 환경보호를 포기해 버렸던 분들, 앞으로는 초점을 '내 건강보호'에 맞춰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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