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샘과 함께 하는 마음시선에서 아름다운 가치사전을 읽으면서 '가치'단어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기록하고 있다.
공평이라는 단어를 마주하면 답답한 마음부터 치밀어 오르곤 했다.
부부의 불화 끝에는 상처받는 아이들이 있다.
물론 부부사이는 좋지 않아도 부모의 역할에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부모님들은 그러지 않으셨다.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은 서로 마주 보면 언성이 높아지고 멀쩡한 물건이 없을 정도로 싸움을 하셨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집을 나갔다. 그 뒤로 얼마 되지 않아서 아빠가 집을 나갔다. 어른들이 없는 집에서 오빠와 나 둘이서만 지냈다고 한다. 한겨울 숨 쉴 때마다 뿌연 입김이 나는 차가운 방, 전기장판 위에서 둘이 꼭 안고 자고 있는 오빠와 나.. 보일러 기름은 물론이고 쌀도 떨어졌던 그 집으로 꿈자리가 뒤숭숭했던 친할머니가 찾아오셨다. 그 뒤로 오빠와 나는 할머니집에서 살게 되었다. (그 당시 어떻게 먹고 지내며 학교를 다녔는지 나는 기억이 없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왜 하필 나에게만..'라는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올 때면 땅속 깊은 곳에서 나를 끌어당기는 것 같이 무기력해지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어릴 때부터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공평'이라는 단어 앞에서 더 이상 무기력해지지 않는다. 앞으로 나에게 공평이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