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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현 작가 Jun 27. 2024

새로운 나를 만나는 방법

빛쓰다 릴레이 글감#8,9,10-그글나/나무/행복한나래쌤 작가님

밀린 빨래 몰아서 해야죠
밀린 글감 몰아서 써야죠


벌써 릴레이 글감이 8,9,10 세 개나 모였다. 세 개의 선물 상자를 들고 '음...., 어떻게 써 볼까?' 이야기를 구상해 봤다. 이 과정이 참 재미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연결하고 그 속에서 흐름을 잡고 글로 표현해 보는 과정이 저에게는 꼭 놀이처럼 느껴진다. 가만히 세 개의 글감을 바라보니 연결되는 부분이 보였다. 바로, '책 쓰기'


내가 '책 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은 좋아하는 작가님의 저자강연을 가서였다. 정경미 작가님의 '엄마도 퇴근 좀 하겠습니다' 저자강연이었는데 앞에서 이야기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앞에서 나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나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도구'가 필요했고 그 도구가 바로 '책'이었다. 그러니, 책 쓰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던 이유가 정말 '책'을 출간하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이유가 더 컸다. 그렇게 시작된 '책 쓰기' 여정동안 나는 나의 새로운 면들을 많이 발견했다.  



아침명상을 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매일 새벽 108배, 명상을 통해 글쓰기의 몰입감을 경험하다

출간 준비를 했지만 아직 역량이 충분한 상황은 아니었다. 써야 할 글은 많고, 쓸 여력은 안 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매일 한 꼭지씩 글을 쓰기 위해 선택한 것이 매일 새벽 4시 30분 전후로 일어나 108배를 하고 명상을 하는 일이었다. 108배를 하면서 '내가 오늘 쓸 이야기가, 이미 내 안에 있음에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108번 마음속으로 새겼다. 108배를 마치고 가만히 앉아 명상을 하다 보면 정말 신기하게도 전날까지 끙끙거렸던 글을 풀어나갈 수 있는 아이디어가 섬광처럼 지나가고는 했다. 순간 번쩍임을 놓치지 않으려고 108배와 명상을 할 때는 꼭 옆에 메모할 수 있게 준비를 해 두었다.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책 쓰기를 시작했지만, 매일 한 꼭지씩 글을 쓰면서 글쓰기의 몰입감을 경험했다. 이때 맛본 글쓰기가 지금까지 나를 쓰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쓰기 전의 모호함이 쓰고 나서 개운해지기도 하고, 더 모호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더 글쓰기가 좋다. 글을 쓰며 길을 만들어가는 그 과정 자체가 나에게는 놀이이자 모험이다.

(브런치는...., 인스타그램 공유가 안 되네요@.@ 주소만 남겨봅니다. 새록새록 돋아다는 출간준비의 추억들 :: https://www.instagram.com/p/CFOEB41D8T2/?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MzRlODBiNWFlZA== )




사람을 알기 위한 지혜로운 방법
'호기심'의 끈을 꼭 쥘 것

그렇게 몰입하며 글을 쓰고 알게 된 것은 '나는 무엇 하나에 깊이 빠지면 앞뒤 가리지 않고 빠져드는 사람'이구나라는 것이었다. 내가 쓴 글이 버려지지 않도록, 출간 계약을 위해서 강남 교보문고 에세이 코너에 있는 모든 책의 출판사를 조사했고, 그 모든 출판사에 세 번 정도 기획서를 수정해서 투고를 했다. 세어보면 대략 1000번이 넘는 투고 메일을 썼고 그중에서 세 번 출간계약 미팅을 했다. 그리고 한 출판사와 인연을 맺고 출간 계약을 하게 되었다. 내가 끊임없이 투고 거절 메일을 받으면서도 어떻게든 계약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꾸준함'이 무기인 사람이라는 표현도 했다. 나도 나에게 이렇게까지 끈질기게 하는 면이 있는지, 이때 처음 알았다. 30년이 넘는 삶을 살고 나서야 그런 내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하고 속단하지 않고 '이런 것도 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가능성을 열어두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람을 알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는 것이다. 누군가에 대한 관심 없이는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만으로는 부족하다. 누구보다 '나'에 대한 호기심의 끈을 꼭 쥐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알기 위한 지혜도 갖출 수 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만나는 방법
나 스스로 그 일을 하는 이유가 분명할 것

그렇게 어렵게 출간계약을 하고, 책이 출간된 다음에 나는 정말 '사람들 앞에서 나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수많은 민화 도구를 캐리어에 담아 1시간이 넘는 거리를 버스 타고 가기도 하고, 한 곳이라도 연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역 도서관에 하나하나 전화를 돌리고 이력서를 제출했다. 교사를 그만둘 것도 아닌데 이렇게나 열심히 하는 나를 보면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왜 그렇게 까지 하는 거야?'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서 그래'라는 답 밖에는 뾰족하게 답하기 어려웠다. 정말...., 그게 다였다. 도서관에서 엄마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면 어떻게든 하나라도 더 나누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 강의안을 꽉꽉 채웠다. 이렇게 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래도 꾸준히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렇게 하는 이유'가 나에게는 분명했기 때문이다. 내가 힘들었던 '엄마 됨'의 과정에서 겪은 경험을, 지금 힘들고 어려운 '엄마들'에게 나누고 싶었다. 엄마들이 조금이라도 '덜' 힘들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는 원하는 내 모습을 만날 수 있게 해 주었다.



이번 글감도 '모두 담아서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 덕분에 '책 쓰기'에피소드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고, 오늘 한 편의 글을 완성시켜 주었다. 이렇게까지 빛 쓰다 작가님들의 글감에 충실하게 글을 쓰는 이유는 글감을 선물하는 사람의 정성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과 글감들을 받아 고민하면서 쓰는 글이 결국 '나'를 조금 더 잘 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기 때문이다. 글감 선물을 받고 글을 쓰는 것은 상대방을 위하는 일임과 동시에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12주간 글을 써 나가면서 나를 더욱 분명하게 하고 싶다. '김나현 작가'답게 삶을 살아가는 태도와 가치를 갖추는 일. 그 일을 빛쓰다 작가님들 덕분에 하고 있다. 이렇게 쓰다 보면 결국 '나다운 글을 쓰는 나 자신'을 만날 수 있으리라 믿으며 오늘도 새로운 나를 만나기 위해 글벗과 함께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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