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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khokwon Dec 02. 2019

반려견 음식 알러지 범인 잡아라

같이 먹자

좀 뜬금없이 글을 시작해보자면 내가 동물병원 임상을 했었던 캘리포니아는 돈이 많은 주다. 실리콘 밸리가 있고 할리우드가 있으며, 미국에서 5손가락안에 드는 도시들 중 2개 (샌프란시스코, LA)가 위치해 있다. 미국에서 캘리포니아 주가 따로 떨어지면 GDP 6위 수준의 경제 규모를 가진 국가가 된다고 한다. 돈이 많고 잘 돈다는 의미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치료하는 비용도 적극적으로 지불한다는 말이다.



날이 연중 따뜻하기 때문에 반려견들이 자주 나가서 놀고, 사람들이 다양한 음식을 급여하고, 외부기생충도 많다. 더구나 미국 사람들은 개들을 샤워를 잘 시키지 않기 때문에 피부 질병이 많다. 이렇게 많은 케이스와 돈을 따라 미국의 많은 피부과 전문의들이 캘리포니아에 위치하고 있고 계속 유입되고 있다. 물론 피부과 뿐만이 아니고 다른과들도 마찬가지다.





일반의 (General practitioner)들이 해결할 수 없는 환자들은 한 분야에 심도 있는 공부를 한 전문의들에게 리퍼 (referral)를 보낸다. 하지만 캘리포니아는 전문의들이 바글바글하기 때문에 그들끼리도 경쟁이 심하다. 그렇기에 전문의들이 자기를 광고하는 방법으로 무료 혹은 값싼 가격으로 수의사들 교육을 굉장히 자주 한다. 

이렇게 교육 기회가 넘쳐나기 때문에 캘리포니아에서 임상을 하는 것은 즐겁다. 정확히 배우고 토론할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2018년 한해에 이수교육을 108시간 들었다. 따지고 보면 일주일에 무조건 1~2번은 일을 마치고 교육을 간 꼴이다. 그 중 피부과 전문의가 했던 음식 알러지오 단백질에 대한 강의 PPT자료가 마침 소개하기 알맞아 보였다.





앗 쓰다보니 TMI해버렸다. 그만큼 케이스가 많다는 이야기다. 다시 돌아가자.


음식 알러지는 개에서는 3번째로, 고양이에게서는 2번째로 흔한 피부질환이다. 그렇다면 음식 알러지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단백질원은 무엇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소고기'가 미국 내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아래 그래프는 미국의 사료회사인 Hill's에서 개 (Canine)와 고양이 (Feline)의 음식 알러지를 40년동안 조사한 결과이다. 


 



  

순서대로 나열해보면 아래와 같다.


개 - 소고기 (Beef), 유제품 (Dairy), 밀 (Wheat), 닭 (Chicken), 달걀 (Egg), 양고기 (Lamb), 콩 (Soy), 옥수수 (Corn), 돼지고기 (Pork), 물고기 (Fish), 밥 (Rice)

고양이 - 소고기 (Beef), 유제품 (Dairy), 물고기 (Fish), 양고기 (Lamb), 밀 (Wheat), 닭 (Chicken), 옥수수 (Corn), 달걀 (Egg)





다음에 볼 결과는미국 피부과 협회지에 2013년에 올라온 논문으로 반려견 음식 알러지를 가장 많이 일으키는 단백질 종류를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다. 여전히 소고기, 유제품, 닭 순으로 순서가 나타난다.


소고기, 유제품, 닭, 밀, 콩, 양고기, 돼지고기, 생선, 옥수수

출처: Roudebush P. Ingredients and foods associated with adverse reactions in dogs and cats. Vet Dermatol. 2013;24(2):293–294. doi: 10.1111/vde.12014.



만약 내 반려견이 음식 알러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면 사료 봉투를 들고 소고기나 닭고기나 들어있는지, 혹은 저 위에 어느 성분이 들어있는지  확인해보자.








피부병은 알러지라는 말로 뭉뚱그려져서 불리지만 수의학 용어로 영어로 허세 약간 넣고 말하자면 CAFR (Cutaneous Adverse Food Reaction)이라는 말로 부른다. 한국말로는 음식 부작용으로 인한 피부반응 이라는 이름 정도가 되겠다. 피부 알러지를 일으키는 물질을 알러젠 (allergen)혹은 트로프알러젠 (Trophallergen)이라고 부른다. 



단백질이 몸에 들어가서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려면 몇가지 조건이 있다. 열에 강해야 하며 (heat-stable), 물에 녹는 당단백질 (glycoprotein)이며, 크기는 10,000~60,000 정도가 되어야 한다 (펩타이드의 경우는 3,000~5,000 크기만 되고 충분히 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소고기가 알러지를 많이 일으키는 이유는 역사적으로 가장 많이 단백질원으로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알러지 원인 물질로 노출되었다. 그리고 가공과정 중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재료이다. 동시에 아래에 적혀 있는 성분들이 알러지를 유발하는 트로프알러젠 물질인데 소고기가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 

    

 *글리코젠에서 글루코스를 만들 때 필요한 효소







그렇다면 단백질을 잘게 쪼개서 크기를 줄여서 우리 몸이 단백질을 인식시키지 못하게 만든다면 어떨까? 라는 발상에서 나온 사료가 가수분해 단백질 (hydrolyzed protein) 사료이다. 보통 알러지를 일으키는 크기는 10,000Da이상인데 가수분해를 통해 6,000Da이하로 단백질을 잘게 쪼개는 것이다. 이론대로라면 알러지를 일으키지 말아야 하며 소화흡수율도 더 좋아져야 할것이다.



(반려동물에 사용하기 훨씬 이전에 사람에서는 유아 혹은 영아에서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현실은 다르다. 가수분해 단백질을 만들때는 효소로 분해하는 방법, 염산으로 분해하는 방법이 이 가장 흔하게 사용되며 인류가 가지고 있는 기술은 모든 단백질 입자를 동일하게 잘게 쪼갤 수가 없다. 그렇기에 가수분해 단백질은 여러가지 사이즈의 단백질 사이즈를 평균 낸 값을 계산한다. 에를 들어 12,000과  2,000 두 가지가 있다면 두개를 더해서 평균을 내면 7,000이 나오는 것이다. 그렇기에 가수분해 단백질을 급여한다고 해도 임상증상이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수분해 단백질이 극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우는 가수분해를 시키기 전 원재료 (예를 들어 닭고기)에 알러지가 없는 경우가 될 것이다. 더 깊은 가수분해 이야기는 또 다른 편을 통해서 상세하게 의견을 나누어보자. 






내 반려견이 음식 알러지인 것을 추측하는 단서는 여러가지가 있다.


먼저 음식 알러지는 어릴 때이든, 나이가 들어서든 언제든 발생할 수 있지만 개의 경우 보통 30~50% 정도가 1살령 이하에 발생을 한다. 또한 6개월 이하부터 간지러움을 느끼고 임상증상을 나타내거나, 6살 이상부터 갑자기 임상증상을 나타내면 음식 알러지를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또한 계절을 타지 않고 겨울이나 여름내내 간지러움을 느끼며 다른 피부병들보다 스테로이드 잘 반응하지는 않는다. 음식 알러지는 간지러움이 나타나는 부위는 아토피나 다른 감염성 피부병과는 구별되는 편이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다싶이 외이염, 발 끝쪽이 붓거나, 꼬리나 항문 주변에 피부병이 잘 생긴다. 반면이 아토피는 눈 주변이나 다리, 배쪽에 피부병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아래 사진은 음식 알러지를 제외한 알러젠 때문에 발생하는 아토피를 추가 설명한 그림이다. 음식과는 다르게 사타구니 목 아래 , 겨드랑이 사이처럼 몸퉁에 가까운 쪽에 임상증상이 뚜렷하다. 일어나는 나이도 1살 이후에 성인이 되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역시 백마디 말보다 한번 보는게 낫다.

다음 포스팅 순서들은 차례대로 고양이 음식 알러지다.




출처

Diagnosis and Management of Food allergies in Companion animals, Charlie Pye, DVM, AC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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