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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100% 하지 마세요–미친 듯이 일하는 당신에게

당신이 조금 더 비겁해지기를 바랍니다.

by 최우형

미친 듯이 일하는 사람들과 1on1을 자주 합니다.

누가 봐도 ‘개고생 하고 있다’는 게 얼굴에 다 드러나는 분들.

흑화 된 낯빛, 충혈된 눈, 때로는 무의식 중에 나오는 뾰족한 말투까지…

10여 분 정도 가만히 듣고 있다가… 이렇게 말합니다.

“80%만 하세요. 100% 하지 마세요.”


100%는 때때로 독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100% 하면 후회는 없을 거야.”

“이 정도로 다했으면, 결과가 어찌 됐든 내 책임은 아니지.”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100% 최선을 다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대부분 자기 자신에게 가장 미안해집니다.

“내가 뭘 놓쳤을까?” , “이렇게까지 했는데 왜…” , “나는 왜 이 일에 이렇게까지 매달렸을까.”

이런 질문은 무기력으로 이어지고, 나 자신을 의심하게 만듭니다.


80%는 도망이 아니라, 여유입니다.


“남는 20%는… 당신의 변명으로 남겨두세요.”

때론 그 작은 여백의 변명이 자신을 지켜주는 마지막 버팀목이 되기도 합니다.

“나는 80%만 했어. 100% 했으면 끝내줬을 거야!!”

조금 비겁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만, 그런 비겁한 변명 하나쯤 있어야 …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지 않고, 다음 기회를 향해 다시 걸어갈 수 있습니다.


번아웃은 과로보다, 자기 책망이 더 깊습니다.


사람은 몸이 힘들다고 무너지지 않습니다.

진짜 무너질 때는, 마음이 스스로를 탓할 때입니다.

“나는 이 일에 맞지 않는 것 같아.”

“나는 왜 이렇게 비효율적일까.”

“이 정도 했는데도 결과가 이거라니, 난 부족한 사람인가 봐.”

이런 자기 비난은 회복을 더디게 만들고, 무기력이라는 이름의 굴레를 씌웁니다.


리더가 해야 할 말은 ‘더 열심히 해’가 아닙니다


“당신이 소모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오래, 건강하게, 그리고 기쁘게 일하길 원합니다.”

조직은 단기 성과보다, 지속 가능한 퍼포먼스를 만들어내는 사람을 원합니다.

그런 사람이 결국 더 멀리 가고, 더 많은 신뢰를 받게 됩니다.

100%를 쏟아부은 다음에 찾아오는 미안함보다,

남겨둔 20%의 여유 속에서 지켜낸 평정심이 더 강합니다.

그리고 그 평정심이 당신을 다음 무대로 이끌어줄 에너지입니다.

당신이 조금 더 비겁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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