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52. “팀은 당신 없이도 돌아가야 한다”

by 최우형

사회 초년생 시절,

저의 첫 직장 선배는 자신만이 기록한 노트를 절대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퇴근할 때면 그 노트를 서랍에 넣고 꼭 열쇠로 잠가두곤 했습니다.

그때는 그게 ‘전문가의 습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깨달았습니다.

기술을 다루는 사람일수록, 정보의 독점을 일종의 권력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


지식을 움켜쥐면, 영향력은 커지지 않고 작아진다.


그런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팀이 아닌 자신의 노하우를 중심으로 일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 영향력은 커지지 않고 오히려 작아집니다.

그가 떠난 뒤에도 조직이 잘 돌아갔는가.

그의 부재가 혼란을 만들었다면,

그는 지식을 나누는 리더가 아니라 성장의 한계에 머문 사람입니다.


지식의 독점은 안전이 아니라 감옥이다.


일부 사람들은 이렇게 믿습니다.

“나만 할 수 있는 일과 경험이라면, 내 자리는 안전하다.”

하지만 그건 착각입니다.

그건 자신을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한계에 가두는 사람이 됩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면,

그건 영원히 그 문제에 묶여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쓰고, 가르치고, 공유한다는 것.


해결책을 문서화하고, 자신만의 방식을 전파하고, 팀의 언어로 전환하고…

전문성을 반복 가능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습관들은 스스로에게 더 어렵고, 더 흥미로운 문제에 도전할 자유를 주게 됩니다.

소수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 ‘성과’이지만,

열 명이 해결한다면 그건 확장 가능한 영향력이고 ‘시스템’입니다.


진짜 리더는 ‘히어로’가 아니라 ‘시스템 빌더’…


자신의 가치는 모든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자신이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임을 고집하는 사람은, 늘 그 자리에 머무릅니다.

하지만 시스템을 만들고 사람을 키우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영향력을 기하급수적으로 확장시켜 나갑니다.


공유는 자리를 내주는 게 아니라, 무대를 넓히는 일…


지식을 움켜쥐면 불안이 생기고, 공유하면 신뢰가 생깁니다.

누군가는 정보의 공유를 ‘노출 욕심’이라 말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식을 감추는 사람은 불안을 숨기고,

지식을 나누는 사람은 신뢰를 쌓습니다.

지식과 정보의 공유는 자랑이 아니라 조직에서 일종의 책임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회사에서 나만의 지식과 경험은 큰 힘이기도 하지만, 그 힘을 움켜쥐는 순간 영향력은 멈춥니다.

진짜 프로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단순합니다.

한 사람의 성과로 멈추는가, 아니면 열 명의 역량으로 확장되는가.


나의 경험과 공유가 어느 동료에게 벽을 넘게 해 주었다면, 이미 그것이 최고의 성과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51.본업이 흐려질수록, 신뢰도 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