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윤 진 Feb 09. 2023

치유의 글쓰기를 처음 하는 사람에게

글쓰기 시작 방법


"수업에서 자신이 쓴 글을 읽다가 울음을 터뜨리는 학생들이 있다. 좋은 일이다. 눈물을 흘리며 글을 쓰는 학생들도 있다. 나 역시 같은 경험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멈추지 말고 계속해서 쓰라고 말한다. 자신의 감정을 넘어서야만 저 반대편 심장부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치유의 글쓰기에서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처음부터 너무 긴 시간, 긴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치유의 글쓰기 분야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아티스트 웨이>의 모닝페이지이다. 무의식을 알아차리며 써 내려가는 짧은 글.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몰입하여 글쓰기로 완전히 채워졌는지에 방점을 찍는다.

처음 글쓰기를 배울 때에는 그럴듯한 분량의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우리가 살아오면서 접한 대부분의 글은 이미 완성된 '공적 글쓰기'의 형태이고, '사적 글쓰기'의 영역인 일기조차도 학교에 다닐 때는 선생님께 검사를 받는 '공적 글쓰기'였다. 

✅주제를 정하고 개요를 작성하고 서론-본론-결론이라는 구조에 맞추어야 한다고 배운 글쓰기.

치유의 글쓰기는  우리가 그동안 배웠던 형태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지난날의 경험을 토해내듯 자유롭게 쉽게 쓴다. 이 글이 완성된 한편의 글이 되는 과정은 '합평'이라는 고쳐쓰기의 과정을 통해서 다듬어진다. 그 이전에는 통제하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풀어써야 한다.(헤밍웨이는 50번을 퇴고한 작가이다. 글쓰기의 꽃은 고쳐쓰기의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치유의 글쓰기를 처음 접한 사람은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1. 손을 계속 움직이라. 방금 쓴 글을 읽기 위해 손을 멈추지 말라. 그렇게 되면 지금 쓰는 글을 조절하려고 머뭇거리게 된다.

2. 편집하려 들지 말라. 설사 쓸 의도가 없는 글을 쓰고 있더라도 그대로 밀고 나아가라.

3. 맞춤법이나 구두점 등 문법에 얽매이지 말라. 여백을 남기고 종이에 그려진 줄에 맞추려고 애쓸 필요 없다.

4. 마음을 통제하지 말라. 마음 가는 대로 내버려 두라.

5. 생각하려 들지 말라. 논리적 사고는 버려라.

6. 더 깊은 핏줄로 자꾸 파고들라. 두려움이나 벌거벗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도 무조건 더 깊이 뛰어들라. 거기에 바로 에너지가 있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위에서 인용한 나탈리 골드버그 외에도

<아티스트 웨이>의 저자 줄리아 캐머런,

<표현적 글쓰기>를 쓴 제임스 W. 페니 베이커,

<상처 입은 당신에게 글쓰기를 권합니다>와 치유 글쓰기 연구소를 운영하고 계시는 박미라 심리상담사 및 작가님도 모두 한결같은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무의식이 말하도록 하는 글쓰기



 ‘어떻게 말해도 좋으니까 입을 열어봐, 들어줄 거야’ 

우리가 함께 모인 이 안전한 공간에서만큼은... 첫 시작은 자신의 내면에 쌓인 이야기 자원을 자유롭게 풀어쓰는 일이다. 





Q. 작가님은 어떻게 쓰시나요?

글쓰기와 관련된 외부강의를 하다 보면, 위와 같은 질문을 받곤 하는데... 처음 글쓰기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도 시작할 때는 아래 사진과 같은 모습이에요.






내 안에 쌓인 이야기가 너무 많을 때는 '병목현상'처럼 그동안 꽉 막혀있던 이야기들이 두서없이 쏟아지고 횡설수설하곤 해요.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글을 쓴 지 4년이 되어가는 지금도 여전히요.

따라서, 큰 종이에 자유롭게 적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준비물 큰 종이(스케치북 또는 그 이상의 크기), 

필기도구

1️⃣처음에는 생각의 가지를 일단 종이에 마구 적어냅니다. 시각적으로 단어가 보이도록 써요. 

처음 생각을 풀어낼 때는 이렇게 커다란 종이에 마구 적어요. 저는 할 말이 많은 사람이라서 작은 노트는 오히려 답답하답니다.


머릿속의 생각을 꺼낼 때는 그동안 정리해 둔 다이어리를 참고하기도 하고 그냥 막 써요.

이렇게 토해내다 보면, 그 당시에 이해가 안 됐던 감정, 욕구, 생각들이 정리가 됩니다.



당시에 이해가 안 됐던 이유는,
스스로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어요. 
그 문제, 상황, 시간이 흘러간 뒤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거든요.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예요.
정리되지 않은 부분에서 문장도 꼬이더라고요. 
문장이 꼬이는 건 글쓰기 기법이나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정리되지 않은 생각이 반영되는 거예요.


2️⃣마구 쏟아낸 단어들에서 쓰고 싶은 주제를 정해요.(오늘 저녁은 뭘 먹을지 결정하듯이요.)

3️⃣그 주제와 관련된 직접경험, 간접경험, 그동안 수집해 둔 문장들을 풀어냅니다.(요리하기 전 음식재료를 늘어놓듯이요_여기까지는 여전히 어디 내놓기 부끄럽다는 생각이 드는 '글'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런 판단마저 내려놓으세요.)

4️⃣자 이제 자신의 마음에 따라 씁니다.(같은 메뉴, 같은 재료라도 각자의 레시피와 손맛에 따라 완성된 요리의 맛이 다릅니다.)_마찬가지로 마음 가는 대로 적은 글을 타인의 글과 비교하지 마세요.

5️⃣그 이후에 자기 언어와 문체를 찾아가는 것은 계속 쓰는 행위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합평'은 그 과정을 글벗들과 

함께 지지하고 격려하며 '더 좋은 전달력을 가진 글'이 되어가는 고된 여행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용기 공동체' 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최근 설거지를 할 때 보는 드라마가 있어요. 대치동의 사교육에 대한 이야기 [일타 스캔들]인데요. 극중 수학 일타강사 '최치열'이 학생들에게 하는 말이에요.






이 대사에 제 생각을 덧붙이자면,


힘든 일이 지나갈 수 있도록 

내 안에 담아두지 않고, 

떠나보내는 방법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저에게는 '글쓰기 '입니다.



함께 쓰는 치유글쓰기 <그저, 작가> 4기가 궁금하시다면,

클릭하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치유의 글쓰기에서 "합평"이 중요한 이유 3가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