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둘째와 보리와 서울숲을 산책했다.
빨강, 노랑, 하양, 핑크, 보라....
고운 색들의 튤립을 잔뜩 봤더니 과호흡이 올 지경이다.
심박수가 높아진다.
예상 못한 컬러테라피.
봄은 역시, 찬란하다.
디뮤지엄 옆에 있는 아방베이커리에서 치아바타와 바게트를 샀다.
아침에 빵을 사서 종이봉투에 담아 나오는 기분은 약간 설렌다.
서울숲 옆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는 주차장이 잘 돼있다.
건물의 매장을 이용하면 주차 2시간을 등록해 준다.
서울숲 산책을 하고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면 2시간은 딱 알맞다.
오늘은 커피 대신 베이커리.
치아바타에 올리브가 제법 많이 들어있다.
치아바타와 바게트 하나씩이 9,300원이다.
제법 비싸다.
아크로니까... 주차비 포함이니까... 하고 위로를 한다.
아방베이커리 건너편에 있는 보마켓에서 베이컨과 치즈를 샀다.
보마켓의 톤 다운된 민트는 괜히 세련돼 보인다.
이것저것 더 구매를 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오늘도 충동적으로 칫솔꽂이를 식구 수대로 샀다.
아무래도 후회를 할 것 같다.
작년에 산 보마켓 장바구니도 어디 있더라....
하지만, 보마켓은
색 사용이며 SNS 운영이며, 디스플레이 센스며 마케팅 측면에서 배울 게 많다.
이것저것 탐이 나는 중.
게다가 이름이 보마켓 .... 꼭 봄마켓같지 않은가.
샌드위치에 난 로메인과 적근대 몇 장을 넣어 먹었다.
빌보 매뉴팩처락 접시.
난 이 접시가 가슬 거리고 식기끼리 부딪힐 때 불안해서 불편한데, 아이는 상용한다.
사진이 이쁘긴 하지.
화동리 이장님 댁에서 꼬꼬댁거리던 닭들이 낳은 유정란으로 만든 스크램블 에그.
탱글탱글한 노른자 색이 역시 다르다.
스크램블 에그로 만들기 위해 노른자를 깰 때 아깝더라.
서른 개 중 네 개를 사용했다. 아껴 먹을 예정이다.
플레이트 접시는 디올.
작년 생일에 둘째가 첫째에게 선물로 요구하고 받은 접시다.
이런 접시를 꽤 비싼 돈을 주고 사고 선물로 주고받는 젊은이들이 살짝 이해가 안 간다. ^^;;
미니 양배추를 "먼저 익힌 다음에 구우면 어떨까?" 하는 내 말을 가볍게 패스한 둘째.
팬에 버터를 두르고 약하게 오래 익혔다.
식감이 딱 좋게 익었다. 버터의 풍미도 좋고.
딱 한철인 대저토마토가 딱 잘 어울린다.
그라인더로 후추를 굵게 갈아 살짝 올렸다.
이럴 때 보면 토마토는 야채가 맞다.
플레이트 접시는 이 또한 둘째가 친구들에게 생선으로 받은 그릇디자이너의 작품.
친구들끼리 생일이면 5만 원씩 모아 선물을 한다고 한다.
이 접시 또한 비싼 모양이다.
말끔히 청소가 된 식탁에서
신중하게 고른 접시에 올려 먹는 식사는 제법 격조 있게 느껴진다.
봄날,
토요일 오전 브런치.
늘어지지 않고 일찍 일어나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