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계형먹보 Feb 27. 2020

와인을 꼭 나라별로 나누어야 할까?

카테고리를 다르게 해보기

 레스토랑에서 파는 메뉴든, 슈퍼에서 파는 제품이든, 혹은 기타 등등 다른 소비재 물품들도 포함 - 모든 제품들은 일종의 카테고리를 바탕으로 분류 되고 브랜딩 됩니다. 치킨 집에 가면 순살 카테고리와 뼈있는 치킨 카테고리로 나누어 다양한 소스들로 분류하여 판매한다던지, 카페에 가면 에스프레소 Variation 메뉴와 차나 스무디 등의 non-espresso 메뉴로 카테고리를 나누어 판매합니다. 이 카테고리는 고객의 머릿속에 물건을 인식하게 하는 단위가 되고 선택의 단위가 됩니다. 또 실제 매장에서는 구매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물건을 배치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편의점에 가면 맥주코너가 있고, 과자코너가 있고, 라면 코너가 있는 것 처럼 말입니다. 


 이 카테고리를 잘 이용하여 새로운 제품군을 만들 수도 있고, 없던 소비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한국에 잘 없던 수제맥주라는 카테고리는 주류 소비의 틀 자체를 바꿔놓기도 했습니다. 혹 매장에서는 새로운 카테고리 분류로 고객이 다른 방식으로 소비에 접근하게 하기도 합니다. 뉴욕의 와인샵들에서 그런 접근 방법을 살펴보았습니다.




 대부분의 와인샵은 지역 단위로 구분하기 마련입니다. France, Spain, USA, Australia. 전통적인 와인의 분류 방식입니다. 와인을 아는 사람에게는 사실 제일 좋은 분류 방법일 수 있지만, 와인을 가볍게 즐기고 싶은 일반 고객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 있습니다. 


Bottle Rocket Wine & Spirit


 Manhattan Flat Iron 근처에 자리 잡은 와인샵인 <Bottle Rocket Wine & Spirit>은 독특한 분류법과 DP로 와인을 분류, 진열합니다. 보라색과 연두색으로 독특하고 가볍게 느껴지게 꾸며진 매장의 느낌도 어려운 프랑스어가 잔뜩 있을 것 같은 클래식한 여느 와인샵과는 느낌이 달라, 왠지 쉽게 들어가도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Pasta, Meat, Poutry, Gift, Take-out 등 어울리는 음식이나 상황을 기준으로 와인을 분류하고, 진열합니다. 오늘 소고기를 먹을 건데 어울리는 와인을 찾고 싶다면 커다란 소 밑의 와인을 찾아보면 됩니다.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재미있는 DP를 함께 해두어 와인에 대해서 잘 모르더라도 쉽게 와인을 고를 수 있습니다. 


각각의 Theme을 바탕으로 와인을 분류해 두었습니다. 테이크아웃 박스나, 소 등 디피가 매우 직관적이고 재미있습니다.

 

Gifts Section도 있습니다.


 선물을 하고 싶다면 gifts Section에서 고를 수 있습니다. 부담없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와인이나 병이 예쁜, 혹은 스토리가 있는 와인들을 제시합니다. 예를 들면 사진에 보이는 오렌지 컬러의 로제 스파클링 와인 Miraval은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피트가 구입한 와이너리에서 만들어진 와인으로 유명합니다. 여담이지만 사실 그들이 행복하게 결혼생활을 유지할 때는 로맨틱한 이미지의 와인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파경 이후 아주 많은 곳에서 세일 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 


Best Bottles 


 Manhattan Upper West의 Broadway에 위치한 작은 와인샵 <Best Bottles>는 와인을 바디감으로 구분합니다. 작은 와인샵의 반으로 나누어 한 벽면은 화이트, 한 벽면은 레드로 구분한 후 Light - Full 로 나눕니다. 본인 와인 취향에 대해서 잘 모르는 고객도 가볍게 먹고 싶은지, 아니면 조금 묵직한 맛의 와인을 먹고 싶다는 내가 어느나라의 와인을 먹고 싶은가보다 훨씬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처럼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카테고리 선정은 접근성을 높이고, 부담없이 하나 더!를 구입할 수 있게 합니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서 생각 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특히 어느 분야의 전문가가 되갈 수록 사실 더 어려운 일입니다.  이런 부분에서 항상 기획자는 겸손한 초심의 마음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남 알려주기 싫은 뉴욕의 숨은 맛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