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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쳐라이즈 Oct 25. 2022

결혼식

-혼자가 어색하다 

지난 주말, 코엑스에 있는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결혼하는 친구가 있어 상경했다. srt를 타고 가는 내내 아이들 없이 움직이는 게 어색했지만 도착해 친구들을 만나니 기분이 전환된다. 코로나 때문에 꽤나 오랜만에 만난 군대 친구들. 사실 나이 차이가 꽤 나서 친구라기보다는 동생들이지만, 어려운 시기를 함께 보낸 친구들이라 만나면 재미있다. (만난 애들 중 내가 가장 후임이라는 건 아이러니)

결혼식에서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축가도 듣고, 동생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니 다시 젊어진(?) 기분이 들었다. 취업 고민, 직장적응 고민, 결혼 고민 등 한참 오래전에 나를 괴롭혔던 일들을 그 애들도 경험하고 있었다. 이야기를 듣고 내 경험도 이야기하면서 결혼식을 보니 내가 결혼하던 때가 생각난다.

이것저것 생각할 것이 많았고, 모든 게 처음이어서 어색했던 결혼식에서 나와 아내는 행복을 약속했다. 그리고 8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아이 둘을 키우면서 때론 다투고, 때론 웃으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특별하다곤 할 수 없지만 평범할 수 있어 감사한 생활. 그 생활이 주는 안정감과 만족감, 그리고 행복감은 아마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홀로 감상에 젖어 결혼식을 흐뭇하게 보다가 식이 끝났다. 사진까지 잘 마무리하고 가려는데 친구들이 생화를 포장해가자고 한다. 이런저런 꽃들을 모아 꽃다발로 만들어 가니 주위에서 진한 백합향이 난다. 결혼은 행복하다는 것을 마치 향으로 표현하는 것 같았던 백합을 들고 집으로 향한다. '아내와 아이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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