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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캥거루 Aug 02. 2021

파랑이라고 다 같은 파랑이 아니다.

우리는 꼭 같은 길을 걸어야만 할까? (1)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걷다가 한 곳에서 만난다. ‘수능’ 그리고 ‘대학’. 모두는 아니지만 대부분 그렇다. 그리고 우리는 그 자리에서 인생의 당락이 결정되는 듯한 압박감을 받는다. 그 자리에 가지 않겠다는 선택은 용납되지 못하고 ‘도태’라는 낙인이 찍히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결과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밖에 없다. 결과에 만족할 수 없는 누군가는 위험을 무릅쓰고 성공이 보장되지 않은 재도전의 길을 택한다. 잔인하지만 현실이다.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 사회의 교육시스템은 그렇다.


 청년, 청춘. 단어부터 그렇듯 인생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푸르를 시기. 어쩌면 우리는 나의 것인지 강요된 것인지 모른 채 푸르름을 머금고 나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당장에 꿈이 없고 꿈을 찾는 방법을 모른다고 해도 괜찮다. 주어진 파란 길을 가면 되니까. 그렇지만 한 가지는 꼭 잊지 말았으면 한다. ‘파랑이라고 다 같은 파랑이 아니다.’


 매 해마다 발표되는 올해의 팬톤 컬러를 볼 때마다 ‘어떻게 이 많은 색상을 구분하고 선정하는 것일까?’ 궁금해지곤 한다. 팬톤 색상만 보더라도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파랑을 보게 된다. 인디고 블루, 클래식 블루, 아쿠아 블루… 각각이 가지는 고유한 성격(색상, 명도, 채도)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을 이룬다. 고유한 성격이 같다 해도 완벽히 같은 색이란 없다. 어디에 어떻게 적용(질감, 무광/유광 등)되었는지에 따라 다르게 보이니까. 감히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파란색의 가짓수보다 다양할 것이라는 점이다.


"꽃의 파랑은 파도 넘실거리는 색체의 명암이다." Ron Currie의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 中


 작가 Ron Currie는 그의 저서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꽃의 파랑은 그저 파랑이 아니다.
꽃잎의 파랑은 한 가지 색깔이 아니다.
꽃잎의 파랑은 파도 넘실거리는 색채의 명암이다.

…  

파랑은 호수를 담고 있고
파랑은 물결을 담고 있고
파랑은 아침의 서늘함과
번개처럼 스쳐가는 만남의 순간을 담고 있다.
   
파랑은 깊은 호수로 빠져들어가는 우물을 담고 있고
갓터오르는 차디찬 새벽의 이슬을 담고 있다.

파랑은 파랑이 아니다.
파랑은 파랑이되,
파랑은 파랑에서 시작해 깊은 파랑으로 뻗어가는 채도의 어울림이요
명암의 교향곡이요 결결이 다른 조직들이다.
무엇으로 꽃잎 한 장의 깊음을 형언할 수 있을까


 지금 잠깐 내 꿈을 모르겠어서, 내가 나를 모르겠어서, 주체적이고 주도적인 성격이 못되어서. 유사한 여러 이유로 사회의 요구에 따라 선택해왔고, 성적에 맞추어 전공을, 전공에 맞추어 직업을 선택해왔다 해도 괜찮다. 파랑이라는 범주 안에 있더라도 우리는 모두 다른 색을 띠고 있으며, 그러므로 당신은 특별하다. 그 사실을 인지하고 나만의 아름다움을 이끌어내기 시작하면 된다. Ron Currie의 말에서도 알 수 있지 않은가! ‘그 무엇으로 당신 인생의 깊음을 형언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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