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마침 세계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팬톤(PANTONE)이 발표한 2022 올해의 컬러는 베리 페리 (Very Peri)라고 합니다. 베리 페리는 블루의 충실함과 불변성, 그리고 레드의 에너지와 설렘을 섞은 컬러로, 바이올렛 레드를 언더톤으로 지닌 페리 윙크 블루 색상을 말합니다. 특히 이번 올해의 컬러는, 최초로 새로운 컬러를 새롭게 만들어 지정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팬톤(PANTONE)은 베리 페리(Very Peri)를 올해의 컬러로 지정한 이유에 대해, 팬데믹 상황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창의성 & 도전정신이기 때문이라고 얘기합니다.
이 베리 페리 컬러가 시그니처로 제작한 드롭탑 페인팅에서 저의 필명의 색깔을 담고 있었던 데다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창의성, 도전정신이란 의미의 상징적인 면에서도 제 브런치와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올해의 색에 대해 접하고 반가웠습니다. 그럼 이 올해의 색상을 담은 저의 시그니처 그림과 함께 백드롭 페인팅에 대해 소개해보겠습니다.
요즘 취미로 많이 하는백드롭 페인팅은 아크릴 물감에 생크림 같은 질감을 가진 모델링 페이스트를 섞어 입체감과 질감이 살아있는 특징을 가진 페인팅이에요. 특출 난 그리기 실력이 없어도 색감만 잘 조화를 이루면 꽤나 전문가 같은 그럴싸한 작품이 쉽게 만들 수 있어서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늘 그렇듯 열정보다 한 발 빠른 게으름이 먼저 저를 지배해 차일피일 미루다, 정작 해가 바뀌고 새해가 밝아서야 원데이 클래스를 도전해보게 되었네요. 첫 작품으로 제 필명을 이미지화하여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저의 필명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려드리자면,
브런치 작가 신청 당시, 평소아이디조차 영혼 없이 막 짓던 작명에 소질이라곤없던 제게는 꽤나 힘든 일이었습니다. 며칠이 지나도 딱히 신박한 필명이 떠오르지 않자 브레인스토밍으로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나열해보기로 했습니다.
허브, 화분, 아로마, 마카롱, 치즈....
그러다 문득 떠올린 블랙핑크,
당시 블랙핑크 제니가 나온 런닝맨을 유튜브를 통해 역주행하면서 보다 여자가 봐도 귀여워서 노래를 들어봤는데 노래할 때는 예능에서 본 귀여운 모습과 또 다른 파워풀한 랩과 특색 있는 보이스를 듣고는 예전 영상들까지 덕질하기에 시작했습니다. '아 이래서 블랙핑크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런 말 하면 좀 아재스러워 부끄럽긴 하지만, 블랙핑크는 소녀시대 이래로 멤버들 이름을 모두 외우는 가수입니다. (BTS는 멤버 수가 많아서 이름을 아직 다 몰라요. 십 대 때에는 가수들의 이름과 노래라면 모두 꿰고 있었는데, 벌써 이런 나이가 되었나 보네요.)
자연스럽게 브레인스토밍 리스트에 블랙핑크가 올랐고 블랙보다 더 제가 좋아하는 색깔이자 향인 라벤더로 바꿔 넣어보았습니다. 그 뒤 별생각 없이 일단 작가 신청해놓고 다른 좋은 필명이 생각나면 바꿔야지 싶어 그렇게 즉흥적으로 정해진 필명,
라벤더핑크
이후, 글쓰기를 시작하자마자 생각지도 않게 곧장 포탈에 꽤 많은 글들과 브런치북이 라벤더 핑크라는 필명으로 노출이 되었고, 시간이 지나도 딱히 더 좋은 필명이 떠오르지 않아 처음 그대로 자리 잡아서 지금의 저의 필명이 되었네요.
라벤더와 핑크색의 만남!
시그니처 그림에는 원초적 이게도 단어 뜻 그대로 두 가지 색을 사용해 조색을 하고 캔버스 위로 색을 발라보았습니다. 꽃을 표현하려다 부족한 실력에 그저 거친 질감으로 군데군데 노란빛을 살짝 넣었더니 마치 황금빛 가루를 뿌린 듯 반짝반짝 화사해 보이기 시작했어요.
원데이 클래스의 주어진 2시간은 후딱 지나갔고, 조색할 때에는 오직 내가 표현하고 싶은 색의 조합에, 색칠할 때에는 사각거리는 질감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내 머릿속 잡념과 스트레스는 뒷전으로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짠! 드디어 완성된 그림은 볼 때마다 저를 뿌듯하게 만듭니다.
츱거나 무더운 날씨 혹은 요즘처럼 바깥 외출이 두려운 코시국에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집에서도 취미로 즐기기 좋은 백드롭 페인팅! 그리는 법과 다른 작품들은 2탄으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