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사심슨 Nov 06. 2023

브런치에 글을 써서 좋은 점

시집살이 개집살이 49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을때가 바로 최근 나열된 <시집살이 개집살이>의 시점이다.

출산 직후였고, 육아 스트레스라는 걸 알게됐을때였고, 수면부족이 이어지던...몸과 마음이 피폐해지던 시기.

모든 엄마들이 겪는 시기라지만 철저히 나 혼자만 고립된 듯한 시기. 가족이 늘어났지만 나라는 존재가 사라지는 것 같은 시기. 산후우울증이라고만 치부하기에는 부족했다. 마냥 가라앉기보다는 스스로 생기를 불어넣고 싶었다. 그러던 중 알게된게 '브런치 스토리'였다.


어딘가 세련된 느낌의 플랫폼 디자인에 너무도 다양한 에세이들이 모여있었다. 내심 가슴이 두근거렸다. 항상 맘카페를 들락거리며 남들의 시댁 얘기만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나보다 심한 시집살이 이야기들도 브런치 안에서는 차분히 정리되어 잔잔히 읽혀졌다. 나도 그런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런데 브런치에 글을 쓰려면 '심사'를 통과해서 작가 자격이 주어져야 가능했다. 도전전부터 왠지모르게 긴장됐지만 한번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내가 겪은 일과 감정들을 글로 옮겨 적어보니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마음이 차분해졌다.


그게 바로 브런치의 장점이었다.

나의 경험을 에세이로 풀어내며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내 마음도 재정비 할수 있다는 것.

슬프고 울화통 터지는 일이 있어도 브런치에 들어와 아무렇게라도 써보고 나면 마음이 진정됐다. 일단 그렇게 휘갈겨 쓴 글들은 바로 발행하지 않고 와인이나 된장을 숙성시키 듯 오랫동안 묵혀둬봤다. 그리고 두고두고 곱씹어 보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서 다시 읽어봤을때 아 이 이야기는 발행해도 되겠다고 판단되면 발행했다.

(그래서 현재와 시간차이가 좀 있긴하지만 난 아직도 이 방식을 선호한다.)


두번째 장점은 이 세상에는 생각보다 나의 이야기를 공감해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

내가 브런치의 인기 작가는 아니지만 글을 발행할때마다 내 글에 라이킷이 눌린다는게 신기하고도 감격스러웠다. 아울러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공감을 얻을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며 나역시 공감을 표현하는게 좋았다. 10대,20대 때는 전혀 느끼지 못한 감정이었다.


세 번째 장점은 일상이 소재가 될수 있다는 사실.

브런치에 글을 쓰기전에는 일상이 불만 투성이었다. 시어머니는 대체 왜그러실까. 짜증나 죽겠다하고 속으로 되뇌일뿐이었다. 그런데 브런치에 글을 쓰고부터는 마음정리가 되는건 물론이고, 시어머니와의 에피소드가 생길때마다 '아ㅋㅋㅋ완전 웃기네..이거 소재로 써야겠다'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메모를 안하던 내가 브런치에 쓰기 위해 메모를 하며 일상을 즐거운 소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아직 내 핸드폰 메모장에는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다. 다소 중구난방일수도 있는 이 많은 이야기들을 브런치에 차곡차곡 올려볼 예정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느낀 장점들이다. 혹자는 브런치에 시댁이나 이혼, 바람 등의 이야기가 너무 많다고 평하는 분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나의 이런 경험글로 위로와 공감을 얻고 일상의 활력을 얻을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마치 옛날의 내가 위로 받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저는 진짜 브런치도 아주 좋아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개구리 올챙이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