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라는 것이 단순히 [이익을 위한 경쟁, 자본주의의 표상]과 같은 유한게임이 되는 것을 넘어 [인류 보편적 가치의 추구, 선의의 성질을 띠는 경제 활동]의 무한게임으로 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염원한다. 이 사회가 더 숨가쁜 경쟁과 치열이라는 본상을 넘어 조금 더 여유로워지기를 바란다.
간만에 재미있게 읽은 책. 본래 제공받았던 서적은 대개 1인칭 시점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자기계발적인 대안 및 방안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 담겨있었지만 '인피니트 게임'은 다수의 세포들이 모인 유기체와 같은 '기업'과 '경영자'의 관점에서 어떻게 비즈니스 시장 상황을 움직여갈 것인가, 리더의 입장에서 어떻게 경영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무한게임'과 '유한게임'의 대조를 통해 서술한다. 본래 제공받았던 자기계발서에 비하여 <인피니트 게임>을 제공받고 첫 장을 읽어보자마자 다소 흥미롭게 여겨졌다.
대학교 1학년때, 막연하게 기업을 경영하는 멋있는 사업가 즉 CEO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고등학교를 갓졸업한 나이에 다양한 소득 수입원과 사업 확장의 절차 등등을 제대로 몰랐으니 다소 막연한 생각이었다고 판단한다. 더군다나 현재는 1인 기업을 지향하고 있는 필자로서 나이에 상관없이 스스로를 하나의 '기업'이라고 보는 필자는 아직 고용 직원을 밑에 두지 않는 단계로서 단순히 '어떻게 인사 관리를 할 것인가'의 고려 단계는 시기상조라고 본다. 그러나 나라는 사람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에 대한 미시적 관점을 고려해보는 것은 현재 나의 단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았을 때 아주 합리적인 사유 지점이 되지 않을까. 필자는 개인을 기업과 동일시하는 관점으로 작은 사업을 일구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매우 필요한 시각이라고 본다.
이런 현상을 한탄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안타깝게도 현 상태를 바꾸려는 움직임보다 유지하려는 욕망이 강한 듯하다. "이익보다 사람이 우선시돼야 한다"와 같은 주장은 저항에 부딪힌다. 현재 사회 구조를 지배하는 사람들, 즉 리더들은 이런 생각이 너무 안일하다고 비판한다. 비즈니스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이다. 때문에 변화에 대한 신념을 가진 이들은 뒤로 물러서게 된다. -사이먼 시넥
한 번이라도 사업을 해보거나 사업을 구상하여 사람을 다루는 것에 대하여 숙고해본 이라면 이점에 대하여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구조적으로 기업과 같은 유형의 가치를 창출하는 단체는 이익을 얻지 못하면 인사 관리 및 여러 재정 관리에 타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재정을 관리하지 못하면 그만큼 고용 직원과 복지 서비스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게 된다. 책의 서두에 언급된 비즈니스의 '현실'이란 이러한 부분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먼 시넥은 '현실'이 지금과 같은 수밖에 없다는 냉소적인 이들의 말이 틀릴지도 모른다는, 어쩌면 현재의 비즈니스 방식이 '옳은' 방법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넌지시 피력한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이 비즈니스라는 굴레 속에서 세상을 바꿀 힘을 얻으며, 매일 아침 솟는 의욕과, 직장에서의 안정감과, 퇴근 시에 성취감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까. 사이먼 시넥은 이러한 변화가 쉬운 것은 아니나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그것은 훌륭한 리더들에 의해 가능하다는 그의 주장에 힘입어 <인피니트 게임>에 대한 글을 써내려본다.
유한게임과 무한게임
비즈니스는 무한게임의 정의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게임에 참여하면서도 참여자 전원을 알기 어렵고 언제든 새로운 참가자가 등장할 수 있다. 각 참여자들은 어떤 전략과 전술을 쓸지 스스로 결정한다. 함께 의논해서 정한 규칙도 없다. 관련 법이 있긴 하지만 그마저도 나라마다 다르다. 비즈니스는 유한게임과 달리 시작, 중간, 끝이 정해져 있지 않다. - 인피니트 게임 20p 中
저자 사이먼 시넥은 유한게임과 무한게임의 비유를 들어 대조하며 비즈니스는 무한게임의 유형에 속한다고 말한다. 유한게임은 주어진 시간이 지나면 종료되며, 다음 경기를 기다리며 살아간다. 그러나 무한게임은 게임이 지속되고 참여자의 시간이 다한다는 속성이다. 무한게임은 이기고 지는 결말이 없기에 자원을 다 쓴 참여자가 게임에서 물러난다. 즉, 비즈니스를 무한게임에 비유해볼 때 비즈니스라는 무한게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누가 최고인지 경쟁하는 습관이 아닌 영속적으로 게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무한게임 방식으로 리드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그것을 대의명분, 선구자적 용기, 근본적 유연성, 신뢰하는 팀, 선의의 라이벌로 나눠 선순환의 구조를 띠는 그림으로 표현한다. 그것이 바로 무한게임이다.
대의명분
<인피니트 게임>에서 리더가 무한게임을 이끄는 이가 되기 위해 제시하는 사고방식으로 5가지를 제시했는데, 그중 필자에게 인상깊었던 대의명분에 대해서 넌지시 짚고자 한다. 사업을 하는 모든 이들이 대의명분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으로 서다보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현실적인 문제와 경쟁사와의 충돌 등의 문제에 부딪힌다. 이러한 여파로 '남을 이롭게 한다'라는 이념은 어느새 허울좋은 이상적인 생각이라는 프레임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아졌을지도 모른다.
비즈니스에서 대의명분은 터부시되기 쉬운 명목이 아닐까. 누군가가 판매하는 컨텐츠가 과연 대의명분이라는 거창한 대목에 합당한가?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는 듯하다. 왜냐하면 사회 구조라는 것이 한 개체에 이득이 될 경우 연쇄적으로 작용하는 무언가가 다른 한 개체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있기에, 또한 불특정 다수가 진행하는 무언가의 비즈니스가 마냥 거창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기에 필자가 하는 무언가의 노동 행위가 이 사회를 이롭게 한다는 이상을 그닥 떠오르지 못하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예컨대 배달의 민족이 한국의 외식 문화를 바꿨지만 그만큼 플라스틱 쓰레기를 많이 만들어낸 공신 어플중 하나가 된 것처럼, 카페 창업이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가치 창출이 될 수 있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종이 및 플라스틱 쓰레기들로 인한 환경 문제에 가담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대의 명목이라는 해당 부분을 읽음으로써 필자가 판매하는 컨텐츠가 듣는 이들에게 무엇을 이롭게 할 것인가- 이러한 부분을 사려해볼 수 있는 틈을 열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일에 있어서는 '의미'가 아주 중요하다. 비록 내가 하는 무언가의 비즈니스가 마냥 이 사회를 이롭게 하는 거창한 것이 아닐지라도, 내가 생각하는 메세지를 전하는 영향력을 가진 이가 된다면, 그리고 타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가하는 것이 아니라면 스스로 추구하는 대의명분을 설정하여 그것을 밀고나가는 것도 중요한 원동력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거진 두 문단이나 대의명목에 대하여 적용점을 찾지 못하겠다는 내용을 썼지만
해명하자면 필자는 이 사회에 있어 대의명분은 다소 중요한 가치라 여긴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장 지글러의 소제목중 [기아를 악용하는 국제기업]부분이 있다. 기업이 유한게임에 치중하여 대의명분을 묵살하고 사회적으로 치명적인 오류를 일으킨 경우다. 모두가 대의명분을 터부시하고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회가 되면, 바꿔 말해 이 사회에서 공동체가 추구하는 선이라는 것이 터부시되고 이기심만을 추구하는 사회가 되면 이 사회는 희망이 없지 않을까.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기업이 사회적으로 일으키는 영향력은 가히 막강하다. 하물며 그러한 기업(혹은 정부)이 대의명분을 묵살해버리면 그로 인한 피해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대의명분을 오로지 기업만이 져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대의명분은 비록 와닿지 않을지언정, 영향력이 작다고 여겨질지언정 개인으로서도 일정 부분의 책임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 모두는 책임을 져야 하는 존재이며, 가능하다면 공동체에서 선(대의명분)을 추구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 바로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일테니 말이다.
첨언
인피니트 게임. 어원 그대로 풀이하자면 그것은 무한 게임이다. 그의 저서에서 몇 번이나 유한게임과 대조해서 드러낼 정도로 저자 사이먼 시넥은 무한 게임의 중요성과 특징을 두드러지게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첨언하자면 <인피니트 게임>은 비단 기업뿐 아니라 한 사람이 비즈니스를 하는 것에도, 개인이 브랜딩을 하는 것에도 적용이 된다고 본다. 비즈니스라는 것이 단순히 [이익을 위한 경쟁, 자본주의의 표상]과 같은 유한게임이 되는 것을 넘어 [인류 보편적 가치의 추구, 선의의 성질을 띠는 경제 활동]의 무한게임으로 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염원한다. 이 사회가 더 숨가쁜 경쟁과 치열이라는 본상을 넘어 조금 더 여유로워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