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OG vol. 15
디지털과 모바일이 사람들의 소비 주도권을 주도하는 시대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반면, 디지털이 우리의 주의력과 관심을 빠르게 휩쓸어 갈수록 사람들은 반작용처럼 오프라인 공간을 더 찾고, 그 안에서 '다른 경험'을 기대합니다. 온라인에서 발견한 브랜드의 경험이 오프라인에서 지속되길 기대하고, 브랜드의 감성이 현실 세계에서는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호기심을 갖기도 합니다.
구매는 주로 온라인을 이용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매장에서 브랜드의 정체성과 스토리를 체험하고 싶어하고 브랜드다움에 몰입하는 경험을 원하는 시대. 브랜드는 이러한 소비자 기대에 어떻게 부응해야 할까요?
DLOG 오늘의 주제는 '브랜드의 오프라인 경험 전략'입니다.
서울의 유명 지역을 대표하는 소품 가게나 카페, 인기있는 식당들을 떠올려보면 소비자에게 그 브랜드만의 개성 있는 브랜드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소비자 역시 오프라인 공간을 찾아다니며 물리적 상품의 효용을 넘어 브랜드가 전하는 감성과 이야기를 직접 체험하고자 합니다. 이제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고객 인식의 범위는 단순히 로고나 제품을 넘어 오프라인을 통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복합적인 경험까지 확대 되었습니다. 브랜드 경험은 단순한 구매 행위를 넘어 ‘감각적 경험’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온라인이 주된 사업 영역인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오프라인 경험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경쟁과 소비자 기대에 발맞춰 브랜드다움을 물리적 감각으로 전달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만, 동시에 오프라인 경험을 비용으로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기에 오프라인에 구현해야 할 브랜드의 경험 전략이 소비자에게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 기억해야 합니다. 온갖 좋은 것과 신기한 것으로 가득 찬 오프라인 공간은 소비자를 즐겁게 해줄 수는 있어도 브랜드 경험 전략의 목적과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브랜드가 오프라인 경험 전략에서 놓쳐서는 안될 3가지 핵심 가치를 소개합니다.
매장은 상품을 판매하는 곳을 넘어 브랜드와 소비자가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베이커리 브랜드 태극당, 성심당은 빵 그 자체가 특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수 많은 인파로 긴 줄이 이어집니다. 두 빵 집의 브랜드 가치는 단순히 빵을 판매하는 장소에 있지 않습니다. 매장을 통해 세월을 거쳐온 정서와 감성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단순한 빵 이상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합니다. 매장에서 직접 느낄 수 있는 향기, 소리, 분위기가 역사와 전통이라는 추상적 가치와 결합되면서 매장은 오래 이어져온 가치를 직접 체험하고 소비하는 경험의 일부가 됩니다. 온라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그 브랜드만의 깊이 있는 정서를 제공하는 것이죠.
일본의 츠타야 서점도 책이 상징하는 정보 전달의 수단을 초월하는 감성적 연결을 제공합니다.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을 넘어, 책을 매개로 다양한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라는 정서적 만족이 츠타야의 브랜드 가치이자 동시에 소비자가 원하는 브랜드 경험입니다. 츠타야 서점은 책과 문화를 매개로 소비자들이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 자체가 브랜드가 제공하는 정서적 연결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책을 소비하는 경험이 아닌, 브랜드가 의도하고 기획한 공간의 경험 자체가 츠타야를 방문하고 즐기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브랜드의 오프라인 공간은 고객과의 직접적인 만남과 커뮤니티 형성을 의도해야 합니다. 온라인에서 제공할 수 없는 현실 세계에서의 만남과 커뮤니티 형성은 브랜드의 소비자 LTV(Life Time Value)를 형성하는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매장에서 만나는 브랜드의 직원, 비슷한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다른 고객들, 매장 곳곳에서 느껴지는 자신의 관심사를를 통해 특정한 사람과 살아가는 방식에 연결감을 느끼고, 브랜드와의 관계를 더 깊게 형성합니다.
장기적인 오프라인 매장 운영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많은 브랜드가 팝업 스토어나 커뮤니티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와의 상호작용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브랜드가 제공하는 공간은 단순히 쇼핑을 위한 장소를 넘어, 같은 취향과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장으로서의 가치가 있습니다. 필요를 넘어 나의 살아가는 방식과 취향을 이해받고 공감받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죠.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에게 단순히 물건을 사러 오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스스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지지받음으로써 정서적 만족감을 느끼는 공간의 역할을 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커뮤니티 기능은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소비자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 브랜드 친밀감을 각인시킵니다. 이는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지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매장의 가치를 물리적 상품에 한정하지 않고 감각적 경험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전략입니다.
서울의 연남동, 성수동, 서촌 등은 이제 관광 명소와 같은 곳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공간이 단순한 물건 구매처를 넘어, 마치 여행지에 온 듯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장소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젊은 소비자들은 일상의 생활 공간이 아닌 ‘제3의 공간’을 기대하며 매장을 찾습니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강화된 이 현상은 사람들이 이제 단순히 편안한 장소에서 익숙한 경험을 즐기는 것을 넘어 새로운 경험을 추구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새로 부상하는 소비 세대는 오프라인 매장에 상점 이상의 공간적 의미를 부여하면서 새로움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해주는 브랜드에 막강한 바이럴 기회를 제공합니다. 소셜 상에서 제 3의 장소로 언급되는 기회는 브랜드가 가진 가치 이상의 파급력을 가집니다. 수 많은 잠재고객에게 널리 퍼지는 현상은 트랜드에 민감하고, 남들이 좋다고하면 한 번은 꼭 가봐야 하는 한국 소비자 특성상 브랜드에 엄청난 인지도 상승 기회를 제공합니다.
브랜드만의 경험이 새로운 경험으로 소개되는 현상은 일종의 ‘여행지’이자 ‘체험 공간’의 형태로 브랜드다움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됩니다.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 한 면을 장식하는 브랜드로 인식되는 기회는 브랜드에겐 엄청난 기회입니다. 소셜 화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온라인 쇼핑이 주를 이루는 지금의 시대에도, 많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브랜드의 감각적 경험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없는 매력적인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브랜드가 오프라인 전략에 더 신경을 써야 함을 의미합니다. 브랜드는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것에서 벗어나, 고객이 브랜드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앞으로도 브랜드는 소비자가 다시 생각나고 찾게 만드는 독창적인 감각을 제공하기 위해 오프라인을 활용하게 될 것입니다. 인간의 인지 특성상 눈으로 직접 보고, 만지고, 냄새 맡을 수 있는 공간은 여전히 강력한 기억과 호감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물리적 경험으로 표현하는 것은 브랜드다움을 견고히 다져가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브랜드다움이 느껴지는 독창적인 경험은 지속 가능한 충성도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결국 소비자가 느끼는 감각적 연결로 이어집니다.
소비자의 마음 속 깊이 잔상을 남기는 오프라인 공간을 위해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브랜드 경험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