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OG vol.14
비즈니스는 문제 해결과 가치 창출이라는 본질에 기반합니다. 사람들의 불편을 해소하거나, 그들이 원하는 무언가를 제공하는 대가로 그에 맞는 수익을 얻는 것이죠. 불편함 해소나 니즈를 충족한다는 건 매우 단순한 논리처럼 보입니다.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이윤을 남긴다."
이 단순한 가치 교환은 더 뺄 것도 더할 것도 없는 사업의 핵심 매커니즘입니다. 이론적으로는 고객의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할 솔루션을 제공하면 사업은 쉽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성장할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사업이 계획대로 흘러가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예측하지 못한 변수에 현실은 혼란 그 자체가 되며, 이 때 마주하는 난해함은 때론 무기력함까지 느끼게 합니다.
시장에서 고객의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한다고 해도, 그 문제의 깊이나 고객의 반응을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못 파악하거나, 그 해결책이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충분한 가치가 있더라도 고객의 인식 수준 차이로 인해 그만한 가격 지불 의사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모든 가치-비용 불일치 현상에는 무수히 많은 변수가 작용합니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문제 해결'이라는 의도와 계획이 예상한 대로 동작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시장은 끊임없이 변하며, 경쟁자들은 동일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기술 발전, 트렌드 변화, 같은 문제를 다루는 새로운 솔루션의 무한 등장은 사업 체계와 솔루션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큰 부담이 됩니다. 이젠 운동복이나 주방용품 하나도 글로벌 경쟁을 할 만큼 경쟁 범위가 전 세계로 넓어짐에 따라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AI 시장만 보더라도 오늘 혁신이라 불리는 스타트업의 서비스가 내일 글로벌 IT 기업 Google의 제품 일부 기능으로 업데이트되는 일이 시시각각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GPT가 버전업 할 때마다 스타트업 1,000개가 문을 닫는다는 말이 나올까 싶습니다.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실제로 실행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시행착오와 자원 투자가 필요합니다. 팀의 역량 부족, 자금 관리의 어려움, 운영상의 비효율 등이 사업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효율적인 시스템, 충분한 운영 자금, 솔루션 구축 능력, 실행력 등. 사업은 이 모든 요소가 모두 충족되어도 성공이 불투명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시장 변화와 경쟁이라는 외부 환경이 더해지면서 고객에게 필요한 가치를 제공한다는 단순한 계획은 엄청난 난이도의 곡예 예술이 되어버립니다.
이런 현실에서 중요한 것은 결코 변하지 않을 사업의 본질과 프로세스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성공하는 과정을 되짚어 보고, 현재의 위치를 재점검하며, 필요한 다음 단계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사업의 나침반이 되어 줄 비즈니스 8단계 프로세스는 혼란스럽고 막막한, 마음은 조급하고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 환경에서도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 영감을 줍니다.
중요한 것은 이 프로세스를 고정된 틀이 아닌, 현실과의 미래의 간극을 탐지하는 Gap Finder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혹은 현재 위치를 찾아주고 경로 안내를 해주는 해상도 낮은 네비게이션으로 참고할 수도 있습니다.
시장의 변화와 불확실성에 직면할 때, 지금 상황에서 어디에 위치하며 그 다음 단계로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될 때. 8단계 프로세스는 사업가가 당황하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문제 인식부터, 제품 개발, 가치 강화, 인식 확장, 효율화, 리스크 관리로 이어지는 8단계의 프로세스를 통해 사업의 성장 방향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녹록지 않은 사업 현장에서 도전을 이어가야하는 앙트레프러너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주는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어떤 사업이든 처음에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디어가 성공적인 사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순한 영감이나 열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체계적인 전략과 지독한 실행이 뒤따라야만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방식은 제각각인 듯 보이지만, 꾸준히 오래도록 성장하는 브랜드는 모두 빠르고 느리게 그리고 운에 따라 아래 예상치 못하게 혹은 철저한 계획 속에서 8단계의 과정을 어떤 방식으로든 거치게 됩니다. 단기적으로 반짝하고 사라지는 브랜드가 아니라면 말이죠.
현재 브랜드나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나름의 이유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있다면 아래 8단계의 프로세스 안에서 현재 위치와 다음 단계를 위한 구체적 실행안이 무엇인지 적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현재의 시장 환경을 고려한 몇 가지 특수한 상황을 포함하지만 8단계의 프로세스 자체는 언제나 유효합니다.
비즈니스의 시작은 시장 내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 혹은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업적 가치 교환은 불편을 해소하거나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욕망을 충족시키는 무언가를 찾거나 제공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현재 시장 환경을 고려한 인사이트)
한국만 하더라도 이미 포화되고 성숙한 시장이기 때문에 작은 기회를 찾는 것도 매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규모는 작더라도 소비자 욕망을 더 뾰족하게 정의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브랜드가 여전히 탄생하고 있습니다. 엇비슷한 수준의 대체제로는 대부분 중국 또는 대기업이 장악한 규모의 경제를 넘어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사업자 개개인의 취향과 안목을 반영할 수 있는 니치 시장을 탐색해 보는 것도 기회를 발견하는 방법입니다.
브랜드 창업자 본인의 관심사건, 우연히 발견한 문제이건 기회를 명확하게 인식했다면 이제는 그 문제를 해결할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현재 시장 환경을 고려한 인사이트)
확실한 건 생각할 수 있는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이미 존재하거나 존재하면 안 되는 수백 가지 이유가 숨어있는 솔루션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때 다듬어야 하는 아이디어는 단순한 발상이나 수요-공급 논리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아주 작은 요소라도 인식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개념적 컨셉이 필요합니다.
실제 시장에서는 상품이나 서비스 자체가 형편없기 때문에 팔리지 않는 경우보다, 인식 차별화를 만들지 못해 팔리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이미 상품 다양성에 대한 구색이 차고 넘칠 정도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의 선택지는 이미 무한에 가깝습니다. 익숙하면서도 새롭다는 인식을 형성할 수 있는 상품화가 필요하므로, 사업자는 고객의 문제와 아주 익숙하게 연결되면서도 낯선 개념적 조합을 차별화 요소로 개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맛있는 커피는 어디를 가나 정말 많습니다. 그러나 맛있는 커피에 더해 원두의 출처와 생산 과정을 자세히 알고 싶어 하는 고객이나, 커피와 함께 음악을 즐기고 싶다는 새로운 기대는 서비스 차별화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사업 아이디어가 구체화되면, 다음 단계는 시장 진입 전략을 세우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상품 출시가 아니라, 어떤 고객층을 타깃으로 하며, 어떤 방식으로 그들에게 다가갈지를 명확히 설정하는 과정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초기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현재 시장 환경을 고려한 인사이트)
익숙하면서도 낯선 개념적 조합을 인식 차별화 요소로 상품에 적용했다면, 그것은 하나의 컨셉이 되고, 컨셉은 시장 진입 전략의 중요한 키워드가 될 수 있습니다. 송길영 작가가 시대 예보, 핵개인, 호명 사회와 같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조합의 키워드로 새로운 인사이트 차별화를 만들어 냈듯이 브랜드도 같은 것도 익숙한 듯 조금 다른, 그래서 거부감은 없지만 차별화는 느껴지는 소비를 끌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콘텐츠 플랫폼이 대중화되면서 대중 매체 또는 게이트 키퍼가 장악하던 레거시 미디어가 힘을 잃게 되면서 메시지에 도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열렸습니다. 시장 진입은 실제 시장 포지셔닝 이전에 메시지 도달에 우선합니다. 차별화를 위한 익숙하지만, 낯선 조합을 컨셉으로 활용하여 인지적 관점의 시장 진입 전략을 세우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는 사업은 당연하게도 단순히 한 번의 제품 출시로 끝나지 않습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는 지속적인 개선과 개발을 통해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고객 피드백을 수집하고 이를 반영하여 제품의 품질을 강화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현재 시장 환경을 고려한 인사이트)
수많은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고객의 피드백을 무료로 수집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이때는 의도한 바가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에 적용하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브랜드 사업자가 아무리 그 분야에 오래 종사를 하였어도 취향이 점차 파편화되었고, 고객이 느끼는 개인적 만족도에 대한 기준과 안목이 너무나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제공할 수 있는 가치와 그에 반응하는 고객 사이에서 가장 효율적인 제품으로 개선해 가는 것이 큰 비용을 들여 R&D나 시장조사를 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시장 진입을 가속화 할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마저 진동벨과 구독 상품을 출시할 정도로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인식은 유동적입니다. 언제나 고객을 관찰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니즈를 발견한다면 제품 기회로 적용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제품이 준비되었다면, 이를 시장에 알리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마케팅은 고객들에게 브랜드와 제품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실제로 많은 브랜드 그리고 제품이 상품의 본질적 가치가 나쁘지 않음에도 알려지지 못해 사라지는 일이 많습니다.
마케팅과 인지 기회를 얻는 모든 활동은 시대와 시장을 불문하고 사업에 있어 늘 신경 써야 하고 중심에 있어야 하는 일입니다. 다만, 마케팅을 기술적으로 접근하려는 마음이 앞서면 오히려 마케팅의 본질을 놓치게 됩니다. 마케팅은 고객이 욕망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에 대한 적절한 시의와 표현 방식이 결국 매체와 노출되는 콘텐츠의 방식을 결정하게 됩니다.
단순히 광고해서, 블로그를 운영해서, 또는 특정 플랫폼에 입점해서 마케팅이 잘 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진입 전략과 제품의 차별화 컨셉을 가장 원할 것으로 생각하는 순간을 상상해 보고 그 순간에 고객과 드라마틱하게 조우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업이 성장함에 따라, 제품이나 서비스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처음 경험했던 감동이나 가치를 계속해서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즉, 고객이 느끼는 경험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 단계의 핵심입니다.
또한 기업의 내부 인력이나 자금 등의 상황이 좋아짐에 따라 초기에 미처 다 고려하지 못했던 상품성을 개선하고, 확인된 고객의 니즈를 더욱 확고하게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다양성과 퀄리티 측면에서 개선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라면 제품과 서비스 외에 고객의 브랜드 관련 경험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요소에 투자가 가능하며, 생산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인프라 확장을 통해서도 상품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를 거치면서 시장 내에서 기업의 입지는 더욱 안정과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사업 성장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면, 본격적으로 내부 시스템을 효율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내부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내부 시스템 요소도 있지만, 고객이 구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최적화하는 상품 최적화 요소도 해당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더 명확하고 균일하게 획득할 수 있는 구조와 체계를 확대하고, 비용과 운영 효율을 증대시키면서 동시에 자동화까지 고려할 수 있다면 수익 성장과 브랜드 성장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는 선순환을 만들게 됩니다.
만약 개인 카페라면 POS 시스템을 개선해 주문 및 결제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원두 재고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불필요한 낭비를 줄입니다. 카페 컨셉에 따라 고객이 원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직원 교육이나 이벤트를 만들 수도 있고, 임직원 간의 커뮤니케이션 개선을 통해 전반적인 운영 효율과 조직 분위기를 훨씬 좋게 만드는 것이 이 단계에 해당합니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브랜드가 안정적인 시장 입지를 갖게 되면 빠른 성장보다는 시장 지위를 오래도록 유지하며 느리지만 꾸준하게 성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잠재적 리스크를 관리하고 새로운 확장 기회 꾸준히 탐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사업 운영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외부적, 내부적 위험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새로운 시장 진출이나 추가적인 제품 확장을 고려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기대하는 상품 가치의 만족은 유지하면서도, 또 다른 성장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위의 8단계를 통해 현재 브랜드가 위치한 사업적 단계가 어디인지 조망해 보고, 지금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현실적인 노력과 액션 플랜을 고민해 본다면 막연함과 불안함에서 더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글은 브랜드를 만들고 초기 단계에서 키워가고 있는 저 스스로가 돌아보고 적용해보면서 현재 위치와 방향성, 다음을 위한 계획을 점검해보기 위해 해당 내용을 주제로 다루게 되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