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OG vol.13
브랜드 느낌은 단순한 로고나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속에서 형성되는 감정과 기억의 결합입니다. 우리가 특정 브랜드를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느낌은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축적된 브랜드의 노력이자, 실은 자신의 기억입니다.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의도적으로 심어준 '느낌'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브랜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떤 요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까요? 브랜드가 원하는 느낌을 소비자가 온전히 느끼기 위한 브랜드 구축 전략에는 인간의 감각 특징과 기억의 결합이 만들어내는 감정 발현의 원리가 숨어있습니다.
DLOG 오늘의 주제는 '브랜드의 느낌'입니다.
브랜드에 대한 특별한 감정은 어떻게 생길까요? 감각과 기억이 결합할 때 사람의 뇌에서는 감정과 느낌이 발현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경험의 기준이 됩니다. 비슷한 감각을 인지할 때, 호불호를 가장 먼저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마치 처음 본 바닷가의 경험이 좋았다면 바다에 대한 느낌이 앞으로도 좋게 다가올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어떤 음식을 처음 먹고 탈이 난적이 있다면 생각만으로도 거부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바다의 경험이 파도 소리와 짠 내음으로 마음속에 깊이 남는 것처럼, 브랜드도 감각적인 자극을 통해 우리의 뇌 속에 기억으로 각인됩니다. 코카콜라의 광고가 오랜 시간 의도한 감각과 기억은 빨간색, 시원한 탄산, 그리고 특유의 짜릿함입니다. 브랜드 이미지는 이러한 느낌을 반복적으로 제공하여 자연스러운 연상을 유도합니다. 느낌이란 로고나 단순한 이미지 혹은 카피 몇 줄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 실체가 분명할 때 더욱 선명하게 남습니다.
브랜드가 소비자의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감각적인 자극이 필요합니다. 기분 좋은 자극이든, 화려함이든, 멋짐이든, 무엇이든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감각과 기억의 결합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 기억이 반드시 새로운 기억일 필요는 없습니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경험 기억과 연결할 수 있는 감각도 브랜드의 느낌을 형성하는 데는 유효합니다. 추억의 맛, 장소, 빈티지, 레트로 등의 컨셉은 모두 이러한 전략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시대가 만들어준 보편적 경험에 새로운 감각을 더해 친숙함과 차별화를 동시에 만들어 내는 전략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브랜드 경험에 늘 새로움을 더하려는 이유는 새로운 감각, 기억 조합을 통해 차별화된 느낌을 선점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시각적으로 강렬하면서도, 다섯 가지 감각을 함께 자극하는 요소가 기억과 결함이 되는 것은 신선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으로 소비자에게 인식됩니다. 그리고 그 자체가 새로운 차별화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빵집을 시작하는 브랜드라면 매장에 들어섰을 때 나는 신선한 빵 냄새, 따뜻한 조명, 정성스럽게 포장된 제품 등이 감각을 자극하고, 컨셉을 통해 감각과 기억의 결합을 유도합니다. 이 전략이 유효하게 작동할 때 소비자는 그 브랜드만의 특별한 느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연히 특정 브랜드를 알게 된 후에 '왠지 끌린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그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지만 분명 기분 좋은 감정입니다. 이런 감정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브랜드 경험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느낌은 대부분 무의식적인 판단에서 비롯됩니다. 그리고 그 무의식은 대부분 감정적 유대에서 발현됩니다. 즉 나와의 관계성이 왠지 좋고, 끌린다는 느낌을 형성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는 소비자와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할 전략이 필요합니다. 감정적 유대를 깊이 끌어낼 수 있는 반복적 경험이 소비자에게 반복적 끌림을 느끼게 합니다.
대표적으로 애플이 그렇습니다. 애플 제품을 처음 사용할 때 느끼는 고급스러움과 직관적인 디자인은 단순한 제품의 사용 편의성을 넘어, '혁신'과 '스타일'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리고 그 감정이 소비자와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합니다. 사람들이 애플에서 느끼는 혁신과 스타일에 대한 감정은, 그들이 자신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정서적 유대에서 비롯됩니다. 애플은 소비자의 이상적 자아상과 일치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여, 소비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사회적으로 차별화된 소속감을 느끼도록 만듭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애플을 사용하는 것이 곧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경험으로 여깁니다. 이것이 소비자에게 '왠지 끌린다'라는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호감을 만듭니다. 소비자의 보편적 욕망과 감정적으로 깊은 유대를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느낌이 반복되면서 사람들은 애플 제품을 사용할 때 느끼는 감정과 애플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무의식적으로 연결하고, 그것이 바로 '애플스럽다'는 느낌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과도 다르지 않다는 신념을 만듭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우위를 넘어 소비자와의 감정적 유대가 브랜드의 핵심 자산이 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브랜드를 운영한다면 이러한 감정적 연결을 의도하고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마음속에 남는 브랜드로 생존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가 가진 고유의 가치는 기술이나 서비스의 단순한 경쟁력이 아닌, 소비자가 공감과 지지입니다. 그 힘이 발현되는 순간은 브랜드가 제공하는 감각적 경험이 소비자의 사회적 소속감과 그들 자신의 욕망을 자극하는 희소성과 차별성과 깊이 연결될 때입니다. 그것이 정서적 유대와 자아 표현의 도구로서 브랜드가 소비자의 삶에 필요 이상의 존재로 인식되는 이유입니다.
정서적 연결을 고민하다 보면 특별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경험은 대부분 보편성을 공유합니다. 꼭 독특하거나 특별한 경험과 연결되지 않더라도 예술적인 요소와 아름다움에 대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만 있어도 소비자의 마음에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부분의 명품 브랜드는 기능적 측면의 가방이나 지갑의 가치가 아니라 브랜드가 주는 필요 이상의 '고급스러움'과 '세련됨'을 통해 소비자의 감정을 흔듭니다. 흔히 장인정신이라고 불리는 디테일에 대한 섬세한 아름다움은 소비자에게 보편성 있는 미학적 경험을 제공하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차별화된 기억을 남길 수 있습니다.
브랜드가 제품만큼 패키징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 제품을 개봉할 때의 미묘한 디테일까지 신경 써서 설렘을 유도하려는 이유, 제품과 서비스 곳곳에서 브랜드의 철학과 메시지를 느낄 수 있도록 작은 것에도 신경을 쓰는 이유는 모두 이와 같은 감각적 경험을 남기기 위함입니다. 중요한 것은 디테일의 완성도가 아니라 그 경험을 통해 소비자에게 남길 감각적 경험이라는 점입니다.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남기는 느낌은 단순한 인식의 차원이 아니라, 소비자의 감각과 감정을 자극하는 종합적인 경험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신생 브랜드일수록 좁고 깊은 영역을 다루면서 감각의 차별화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루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범위가 넓어지면 품질과 디테일을 통한 감각적 경험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브랜드의 느낌은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감각적 경험, 경험을 빛내주는 스토리텔링, 일관성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통해 구현됩니다.
단순한 제품 사용이 아닌 감각적, 정서적 기억이 결합된 브랜드로 느낌을 남기는 것. 소비자와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주는 가장 강력한 전략입니다.
뉴스레터 <DLOG>는 사람과 브랜드, 그리고 그 사이를 연결하는 커뮤니케이션을 다룹니다.
"인간 중심의 가치를 추구하는 브랜드가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브랜드의 진정성 있는 고객 가치와 소통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DLOG는 사람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하는 브랜드의 여정을 탐구합니다.
사람들이 추구하는 변화를 포착하고, 그들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헌신하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행동.
그것이 브랜드의 시대정신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