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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마지기 Mar 09. 2024

회사 셔틀버스 안에서

나는 그 세계의 Equilibrium을 유지하는 영웅이다

수원에 있는 직장을 다니는 나는 셔틀버스로 출퇴근을 한다. 

사는 곳은 서울 강북이라 적잖게 걸리는 거리다. 

그래도 출근 셔틀버스가 집 근처에 있어서 그나마 위로가 된다.


셔틀버스 좌석은 창문석과 통로석 두 자리씩 붙어있는 구조다. 

아무래도 성인 두 사람이 붙어 앉아 1시간 이상 가기불편하기 마련이다. 

다행히 우리 셔틀버스는 여유가 있어 혼자서 앉게 되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 버스에 타시는 분들 대부분 통로석에 먼저 자리를 잡으신다. 

그리고는 앉아서 눈을 감으신다. 

앞에서 바라보면 이열종대 질서정연한 모습이 참 적나라하다.


두 자리 모두 채우는 경우보다 혼자서 앉는 경우가 다수가 된다. 

먼저 도착해서 먼저 통로석에 앉아 먼저 잠들면 다수에 속할 수 있다. 

곤히 자는 사람을 깨워가며 안쪽에 들어가 앉는 건 참 곤란한 일이다.


나는 억지로 억지로 안쪽 창가석에 먼저 자리를 잡는다. 

다른 몇몇 분들과 함께 버스 안의 평형상태를 유지하는 영웅이 된다. 

어쩔 수 없이 이기적이기에 누가 내 옆에 안 앉았으면 하고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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