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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경 울림 Mar 11. 2024

회사 셔틀버스 안에서(2)

안배워도 잘 던지는 판단이라는 부메랑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자꾸만 얄밉다는 생각이 든다.

머리가 희끗한 중년이나 덩치가 산만한 청년이나 다소곳한 숙녀나

어쩜 저리 평온하게 눈을 감고 있는가.


그래도 나는 저분들과는 다른 영웅이니 보란듯 안쪽 자리에 앉는다

얄미운 생각 반 우쭐한 생각 반 아침마다 머릿속은 아수라장이다.

이런 내 속내도 모르고 오늘은 누군가 내 옆자리에 앉더군.


어라? 이거 최홍만이 내 양쪽 어깨를 잡고 살짝 누르는 느낌이다.

한 어깨 하시는 남성분과 창문 사이에 끼어 호흡까지 답답하다.

불쑥 짜증스러운 생각이 올라와 그 분을 힐끗 쳐다보았다.


퇴근 길, 출근 버스에서의 불쾌함은 잠시 잊고 퇴근 버스에 올랐다.

퇴근 버스에서도 나의 창문석 자리 부심은 이어졌다.

옆자리에 한 분이 앉았고, 어라? 이거 최홍만이 내 양쪽 어깨를...


오는 내내 짜증스러운 마음과 함께 이런 생각이 슬쩍 들었다.

'너 이래도 그렇게 통로석에 앉는 사람들 낮추어 볼래.'

 내일 아침 셔틀버스로 향하는 발걸음이 괜히 쭈뼛쭈뼛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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