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기쁨>을 향유하고 영감의 순간을 기록한다
인생은 결국, 어느 순간에 누구를 만나느냐다.
"부모를 잘 만나야 한다거나, 배우자를 잘 만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인생'은 좀 더 좁은 의미입니다. 사람의 '생각'도 태어나고 자라서 성숙한다고 보면, 여기서 제가 말하는 인생이란 '생각의 인생'에 더 가까울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던진 한마디가 머릿속에 깊숙이 박히고, 그것이 방향타가 되어 내가 생각하던 방향과 방식이 서서히 바뀌던 경험, 누구에게나 있을 겁니다. 저 역시 살면서 인생의 몇몇 지점에서 깊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다 보니 제가 조금씩 변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만남 뒤에, 성장이 있었던 거죠.
똑같은 흙을 사용해도 그것을 매만지는 도공의 손길에 따라 도자기의 형태가 달라지는 것처럼, 누군가와의 만남은 천천히, 하지만 결정적으로 저를 바꿔갔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인생에서 만난 '누구'가 반드시 사람인 것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누구는 책이기도,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만화 '슬램덩크'이기도, 겸재 정선이기도, 보티첼리의 그림이기도 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누군가 혼신의 힘을 기울여 만든 콘텐츠는 곧 그 사람(창작자)의 총체일 테니까요."
- 생각의 기쁨, 유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