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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성 Jan 28. 2024

겸손이 필요한 이유

경쟁 스포츠에서 겸손의 의미

겸손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는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가 있음’을 나타낸다. 그럼 엘리트선수가 겸손해야 할까? 동료를 존중하거나 나를 내세우지 않는 것이 과연 승리를 향한 여로에서 갖춰야 할 꼭 필요한 미덕일까?


자신을 내세운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선수의 실력과 비례한다. 남들이 왈가왈부하지 못할 정도의 월등한 기량이 된다면야 성격 따위는 개차반이라도 상관없다마는, 엘리트 스포츠 경쟁에서 위로 올라가다 보면 실력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할 만큼 그 격차가 줄어든다.


세계적인 빅데이터 전문가인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의 책 <성공의 공식, 포뮬러>에 따르면, 개인의 성공은 혼자 이룬 업적이 아니라 한 개인이 처한 환경, 동료, 가족관계의 복잡한 관계에 의해서 함께 이루어낸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분야마다 정도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어느 정도 실력을 쌓은 이후에는 개인의 성과와 더불어 한 개인이 속한 연결망에서의 인정이 주요한 성공변수라는 것이다.


물론 겸손하지 못하다고 해서 성공하지 못하리란 법은 없지만, 역사적으로 위대한 선수로 남으려면 꼭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단기적으로 보면 승리하기 위해서는 경쟁자가 패배해야 한다는 전제가 우선되기 때문에 겸손함 따위는 남을 이기는 데 있어서 사치스러운 기질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자신의 성과나 특출함은 자신이 속한 집단 구성원의 '인정'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모습은 결국 해가 된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에 연연하지 않아야 된다고 말할 수도 있다. 남들을 인정하고 배력 하는 것이 지는 것이라고 생각 할 수 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유약함이 강함을 이긴다."라고 한 바 있다. 그리곤 약화시키고자 한다면 반드시 그것을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스포츠에서의 경쟁 속에서도 이 노자의 말을 되짚어 볼 수 있지 않을까? 경쟁상대에게 패배했을 때, 자신이 최선을 다하고도 졌다면 기꺼이 상대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자존심을 구기는 것이 아니라 (비록 그렇게 느낄지라도) 다음을 기약하기 위한 자신과의 약속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상대를 인정하고 배우는 태도가 습관이 되면, 자신이 정상에 올라섰을 때 남들의 인정과 환호는 수많은 경쟁자들과 동료들의 승복하는 마음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여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그렇게 되면 겸손한 마음은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피어날 수밖에 없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에 연연하지 않아야 된다고 말할 수도 있다. 남들을 인정하고 배력 하는 것이 지는 것이라고 생각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여기서 말하는 겸손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에 대한 걱정 때문이 아니라, 지극히도 철저히 장기적인 성공관점에서 필요한 하나의 기질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어떤 수준이상으로 넘어서려면 당연히 갖춰야 하는 것이다. <진인사대천명 盡人事待天命>이라 하지 않았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하늘에 맡긴다는 그 말속엔 아마 자신의 때가 될 때까지 실력은 물론 인성 또한 다듬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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