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여름의 빛

제주 사려니 숲길을 거닐다

by 푸른 숲


그 숲에서는 햇살이

산바람을 타고 하늘하늘거린다

삼나무, 편백나무, 졸참나무, 서어나무

이름도 아름다운 키 큰 나무들이

뜨거운 햇빛에도 묵묵하다

한 번의 바람과 두 번의 바람이

나무를, 숲을 돌아가며 햇살을 살갑게 만든다


숲의 낮은 곳에

햇살 조각이 느긋하게 숨어있어

그 빛을 찾아다니며 한나절을 보냈더니

우리 안의 어둠이 차츰 흐려졌다



여름, 사려니숲길



여름 제주, 오름과 바다, 하늘과 모든 자연이 늘 아름답다. 오랜만에 만난 사려니숲은 한낮의 뜨거운 열기에도 평온한 그늘을 선물해 주었다. 여름의 해가 따가운 햇살이 아니라 밝은 빛으로서의 반가운 존재가 되었던 사려니숲. 여럿이 모인 키 큰 나무의 우직함에 감사했던 시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