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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희철 Nov 07. 2023

<삼계닭발/최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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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닭발>    

    

냉장고에 닭발 한 상자삼계(蔘鷄닭발이다.

공짜로 갖다 주거나겨우 개밥으로 취급될 뿐,

주인이 없다.

누군가 삼계를 납품하고 

짝이 맞지 않아 남겨진 것이리라.

사장도 자기 것이 아니라 한다.

며칠 동안 서로 무관심했었는데 

그게 삼계 닭발치곤 크기가 좀 크다는 게

언뜻 마음에 남았다.

나중에 보니 크기도 크기지만

껍질이 깨끗하게 벗겨져 있고

그것의 통통함이 뭉클 

내게 욕망 한 사발 생기게 했다.

한 상자, 8,000원에 팔아먹을 욕망.

거래처에 선심 쓰는 척

온전한 닭발과 함께 넣으며

5,000원만 받아도 순전히 남는 장사라는 계산.

기대효과가 교환가치를 발생시킨 것이다.

나는 슬쩍 다른 닭 상자로 덮어

내 구역으로 밀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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