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03. 초등학교 가장 친했던 수위할아버지와 어린 '나'
할아버지, 저는 시인이 되고 싶은데요.
지우는 분명, 훌륭한 시인이 될 거야.
시는 너 말대로 짧지만 강력하단다.
그 이유는 세상에 대한 진심이 담겨있기 때문인 것이지.
많이 사랑하고, 많이 관찰해 보렴.
그러면 너는 정말 많은 '시'들을 쏟아낼 것이란다.
그 꿈 접지 마렴."
첫 번째 독자였다.
첫째로, 할아버지는 자본주의 현실 속에서 자라나는
그 순수했던 꼬마 소녀도 '시인'이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고
둘째로, 그럼에도 할아버지는 내가 커서도
그 순수한 마음 그대로 자라주기를 바라셨던 것이다.
많이 사랑하고
많이 관찰하라
"먓아아옹
먓아아아옹
먓아옹"
이리 와, 네가 내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어.
할아버지,
할아버지 아직도 많이 보고 싶어요.
들어주시던 유일한 사람이셨잖아요.
너의 '순수함' 때문에
너는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운명을 타고났다고 하셨었죠.
수많은 '순수함'들을 사수하는
파수꾼,
'시인'이 되는 길이 아닌가 싶어요.
'세상'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