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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리 Sep 20. 2022

평생교육학과 전공해서 뭐 해 먹고살지

1년에 졸업생이 30명뿐인 학과를 졸업하면 하는 고민 

나는 평생교육학과를 전공했다. 학부 시절, 전공을 소개할 때면 대부분 돌아오는 반응은 1) 그건 뭐 하는 과야? 2) 그럼 선생님 되는 거야? 3) 평생교육원? 4) 오... (관심 없음)으로 귀결됐다. 학부생 때에 비하면 지금은 '평생교육'이라는 단어가 조금은 대중적이어졌지만, 그럼에도 평생교육학과 전공이 낯선 것은 분명하다. 4년제 대학 중 전국에 단 두 개, 그리고 서울에는 한 개밖에 없는 과니까. 



1) 그건 뭐 하는 과야?


평생교육은 인생 전반에 걸친 교육을 말한다. 우리 과에서 툭하면 외치는 구호가 있었는데, '요람에서 무덤까지'. 즉, 사람이 태어나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접하는 모든 교육(학교 정규과정을 제외한)을 평생교육이라 일컫는다.


그럼 평생교육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울까? 우리 학교는 성인 교육에 더 초점을 맞춘 교육과정을 제공했다. 성인의 발달 과정을 이해하고, 성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어떻게 기획 및 운영하는지, HRDer를 위한 기업체에서의 인적자원개발, 그리고 지자체 및 정부의 평생교육 정책은 어떠한지 등. 평생교육에 관한 전반적인 모든 내용을 학습한다.

  

가장 재미있게 수강했었던 건 '프로그램 개발론'. 성인이 지금의 삶을 보다 더 윤택하게 살기 위해, 또는 새로운 직업을 찾기 위해서 필요한 교육 과정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것을 배웠다. 지금 하고 있는 직무와 가장 밀접한 교과과정이 아니었나 싶다. 그 외에 기억에 남는 과정은 '기업 교육론'이었는데, KPI라는 단어를 처음 접해 내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직장인 커뮤니티에 가입해 몰래 눈팅했었던 기억이 난다. 



2) 그럼 선생님 되는 거야?


아니, 놀랍게도 교원 자격증이 나오지 않는다. 나는 초/중/고등학교 교사가 될 수 없다. 하지만 평생교육학과의 교과과정을 착실하게 이수하고, 실습까지 수료했다면 졸업 후 '평생교육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그런데 일반 교육학과를 전공해도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다. 그리고 다른 학과를 졸업해서도 학점은행제 등 다른 제도를 통해서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어렵지 않게 취득할 수 있다. (따라서 자격증만을 위해서 평생교육학과를 전공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그럴 사람도 없겠지만..)


그럼 평생교육학과를 전공한 친구들은 무슨 일을 할까? 주변의 졸업생 친구들을 살펴보면 정말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다. 전공을 살린 친구도 있고, 전공과 유사하지만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친구도 있고, 아예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친구도 있고.


(1) 전공을 살린다

전공을 살려서 평생교육시설, 지자체 평생교육원의 교육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업무를 할 수도 있고, 또는 일반 교육회사에서 기획/운영 업무를 하기도 한다. 드문 케이스지만 기업체의 HRD 부서에서 인재육성 업무를 할 수도 있다.


(2) 전공과 유사하지만 조금 다른 일을 한다

나는 전공을 살린 건가? 아닌 건가?라는 고민을 가끔 하는데 (그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온라인 클래스 MD로 근무하고 있는 나로서는 그 중간 지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기획한 클래스를 잘 셀링 하기 위해, 비즈니스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 MD의 업도 함께 겸하는 '클래스 MD'가 전공과 유사하지만 조금 다른 일을 하는 케이스가 아닐까 싶다.


(3) 아예 다른 일을 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모든 지점에는 '성장'이 필요하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학문이 평생교육이다 보니 다른 방향으로 직무를 성공적으로 전환하는 케이스도 많이 보았다. 여느 전공과 마찬가지로 공기업으로 취업하거나,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기도 한다. 복수전공 한 전공을 살려서 직무 방향을 바꾸거나, 교육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겸하다가 마케터로 전향한 친구도 있었다. 



3) 평생교육원?

평생교육학과와 평생교육원은 전혀 다르다. 내가 전공한 평생교육학과는 4년제 정규 대학의 하나의 학과로, '평생교육'을 하나의 학문으로서 이를 연구하는 곳이다. 앞서 언급했든 4년제 평생교육학과는 서울에 하나, 부산에 하나, 전국에 총 두 개뿐이다.


평생교육원은 '평생교육'을 제공하는 교육원으로, 평생교육원에서 문해 체득, 문화예술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다. 원격 평생교육원, ○○대학교 평생교육원 등. 평생교육 시설 허가를 받으면 다양한 혜택(면세!)을 받을 수 있어서 우리가 흔히 아는 대중적인 사설 교육업체도 평생교육시설 허가를 받기도 하고,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도 많이 생겨나는 추세다. 이렇게 설명했는데도 헷갈린다면... 어쩔 수 없지ㅠ



4) 음.. (관심 없음)

괜찮다. 익숙하다.


브런치에서도 모른다는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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