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한 날들을 뚫고
새살 내주어 고맙다
나 여기 이렇게 있어요
그리 말해주어 고맙다
아직은 퇴락의 흔적을 벗어나지 못한
그 헝클어진 머리
가지런히 귀 뒤로 넘기고
나 다시 시작할게요
말해줘서 고맙다
깃털처럼 가벼운 구름을 달고
엉클러진 마음을 뚫고
다시 시작해요
그렇게 얘기해줘서 고맙다
질기고 두꺼운 껍질을 뚫고
여린 살갗을 내어준
여물지 않은 그 마음이 고맙다
하늘로 뻗대며 돌아선
그 어색한 몸통에
연두와 초록을 단장하는
그 마음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