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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영 Dec 05. 2022

내 글을 세상과 연결해 줄  두 번째 인연을 만나다

 기억이라는 것!


 지금껏 살아 보니 내 삶을 참 많이도 지배하는 듯했다. 그래서 그러한 기억들의 온도를 측정해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각각의 온도가 전하는 메시지를 철학과 접목시킴으로써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싶었다. 그렇게 탄생한 가제 <기억의 온도가 전하는 삶의 철학>이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사실 이 원고를 수많은 출판사에 투고하기 전, 춘기 관련 책과 인간관계에 관한 책을 출해 준 모 출판사 대표님에게 먼저 제안을 했다. 워낙 인자하시고 따뜻했던 분이셨기에 가능한 한 이번에도 함께 했으면 하는 나의 무모한 바람이었다고 할까? 그런데 흔쾌히 원고 검토를 응해 주셨다. 그렇게 약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과정에서 나의 마음은, 뭐랄까? 기대감과 초조함이 엇갈리며 다소 혼란스러웠다. 물론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래도 이왕이면 좋은 소식을 전해 듣고 싶었다.


 “선생님,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아! 그런데 그게..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대표님의 목소리가 다소 멈칫거리며 미세하게 흔들렸다. 좋은 소식을 전해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대표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사실 이번 원고도 나의 삶에 관한 얘기인지라 전에 출간된 책의 내용과 겹치는 부분들이 있어서 좀 꺼림칙하긴 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대표님의 주변 지인들도 같은 고민을 한 듯싶었고, 그렇게 대표님은 한 달이라는 꽤 긴 시간 동안 내 원고를 놓지 못한 채 방황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무척이나 죄송스러웠다. 괜한 부담을 드린 것은 아니었는지…….


 이후 수많은 출판사에 투고를 했다. 그런데 예전 두 책과는 달리 투고 직후 곧바로 연락 오는 출판사들이 없었다. 거의 대부분 답변조차 없는 출판사들이 수두룩했고, 그나마 답변을 준 출판사들은 2∼3주가량 검토 기간이 필요하고, 출간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만 따로 연락을 주겠다는 메시지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각 출판사들이 검토 결과를 속속들이 내놓기 시작했다. 내용인즉, 출간 방향이 맞지 않는다는 것과 꼭 출간이 되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기를 기원한다는 것, 분명 어느 출판사와 인연이 닿을 거라는 확신 등을 보내왔다. 그런데 정작 내 원고에 손을 내밀어 준 출판사는 없었다.


 답답했다. 내 뜨거운 영혼을 갈아 넣은 소중한 글들이 그냥 묻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한동안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다만, 마음을 비우고 내 원고와 결이 같은 출판사들을 하루에 2곳 정도 찾아내어 투고하는 식으로 진행해 나갔다. 그렇게 0000 출판사에 투고를 했고, 10분도 채 되지 않아 그곳 대표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정말이지 뜻하지 않은 참된 기쁨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 우리 동네 카페에서 그 대표님을 만나 출간 계약을 했다. 솔직히 내 원고를 선택해 준 그분이 너무도 고마웠다. 출간을 목표로 하는 출간 작가들에게는 그만큼 출판사와의 인연이 특별할 수밖에 없다.


 나이가 지긋하신 모 출판사 대표님은 손수 차를 몰고 내가 사는 곳으로 와 주셨고, 그날은 내 삶에 있어서 특별한 인연으로 무척이나 아름다운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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