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어 스프링 Oct 02. 2024

마흔의 안부

몸과 마음, 안녕하신가요?

만 나이로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어쨌든 마흔이 되었다.

"마흔"이 쓰인 책에 유독 눈길이 가고 마흔 이야기에 솔깃해진다.


20대 때만 해도 30대가 되면 우울해 죽을 것 같았고, 40이면 나이 많은 아줌마가 다 된 것 같았다.

그런데 마흔, 생각보다 괜찮네?


이제 내 손길이 덜 갈 만큼 아이들도 자랐고 직장인이든 주부든 내가 있는 환경에도 노련해졌다. 그런데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몸과 마음의 상태!


하루에도 서울 지하철 노선을 따라 동해 번쩍 서해 번쩍했던 과거가 무색하게 급격히 떨어진 체력. 하루 잠깐 외출했다 싶으면 다음날은 집콕하며 에너지보충이 필수다!

20대 같은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소모는 없어졌지만 가족과 얽힌 새로운 감정소모의 세계가 열렸다.

생각지 못한 반전. 이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신경 써야 될 나이가 시작된 것이다.




누구보다 유쾌하고 씩씩하고 요리솜씨며 육아도 거뜬히 해내는 친구. 만나면 학창 시절 때처럼 배꼽 빠지게 웃게 만드는 웃음버튼 친구가 있다.


어느 날 누군가 잠잠했던 베프들 카톡방에 물꼬를 텄다. 익숙한 대화를 이어가던 중 가장 씩씩했던 친구의 폭탁고백. 그동안 마음이 많이 아파 힘들었다는 이야기였다. 가슴이 쿵 내려앉으며 마음이 아팠다. 항상 밝은 모습에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

그래. 이제 서로의 안부를 챙길 나이구나.



서른을 기점으로 친구들이 한차례 결혼했으니 이제 결혼생활도 10년 안팎이 되었다. 그 사이 행복한 일도 많았지만 상처와 힘든 일을 겪기도, 겪는 중이기도, 이미 끝나기도 한 시간들.

서로 말하지는 않았어도 각자 고민의 깊이도 깊고, 몸과 감정의 변화도 많았을 것이다.


문득 친구들의 안부를 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뿐만 아니라 친구들의 안부도. 결혼 안 하고 다 같이 살기로 약속했던 철부지 같은 그 친구들의 안부.



마흔의 대화는 결코 가볍지 않다. 각자의 삶 속의 깨달음이 있다.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듯 단단해지는 느낌. 더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는 나이. 더 이상 나이 듦이 두렵지 않다.


마흔의 안부.

불현듯 떠오르는 친구에게 안부를 전해야겠다.


*사진출처 : pixabay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