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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 Feb 18. 2024

흔들리지만, 당신도 맞고 나도 맞다.

우주를 키워내는 육아의 고귀한 고됨을 담당하는 그대들을 응원합니다.

워킹맘 때 나에게 있어 육아란 먹이고, 재우고, 놀리는 것이었다. 그 외에 뭔가 다른 것을 할 에너지도 없고 아이도 어려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들의 육아를 들여다보니 나는 거의 아이를 방치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다른 사람들은 많은 것들을 하고 있었다. 유치원을 들어가기도 전에 이름도 생소한 많은 사교육을 하고 있었다.


나는 마음이 살짝 불안해졌다. 어릴 땐 놀아야지, 행복한 아이로 자라면 돼 라고만 생각했던 내 육아가 너무 태평한 소리였나 싶기도 했다. 그래서 그들이 추천하는 교재와 영어 관련 서적들을 우선 사 모았다. 아이에게 하나하나 들이 밀어보니 아이는 강한 거부감. 안 이러던 엄마가 왜 이러나 싶은 게다. 생각보다 잘 되지 않고, 다른 집 아이는 저렇게 잘하는데 우리 아이는 마냥 행복한 아이로만 자랄까봐 조바심이 났다. 그리고 내 육아법은 하등 쓸모없는 육아고, 다른 사람들은 다들 육아고수 같은 느낌이었다. 그걸 인정하는 것도 괴로웠고 더 나아가 나는 어떻게 하면 저들처럼 육아할 수 있을까 불안한 마음으로 쫓아갔다.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고 아이들과 시행착오를 거치며 깨달았다. 그리고 좀 더 명확해졌다. 노선을 정해야했던 것이다. 그렇지 않고 여기 기웃 저기 기웃 하다보면 내 방향성을 잃고 일관성 없는 육아가 되는 것이었다. 나는 이러한 사람이고 우리 아이는 이런 아이다라는 걸 명확하게 인식하고, 내가 아이에게 바라는 것은 여기까지이다 라는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우리의 기질에 맞게 우리 집 문화에 맞게 기준에 세워 가르치고 기르면 되는 것이다. 엄마들 사이에 ‘옆집 아줌마 때문에 내 아이 망친다.’라는 말이 있다. 옆집 아이의 이런 저런 얘기를 들으면서 괜히 내 아이와 비교하며 이것저것 시키다보면 망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 엄마들도 다 다르고, 아이들도 다 다르다. 그 집은 그 집만의 육아법이 있는 것이고 우리는 우리 집만의 육아법이 있는 것이다. 왜? 우리는 모두 다 다르니까. 정답은 없다. 그리고 매번 흔들린다. 이게 맞는 걸까, 잘 하고 있는 걸까 싶다. 농사나 회사 일이라 해도 그럴진대 한 우주와 같은 아이를 기르는 육아는 말할 것도 없다. 완벽한 사람이 없으니 완벽한 엄마도 없다. 그것을 인정하고 가장 나다운 육아, 엄마가 불안해하지 않고, 죄책감 없이 편안하게 하는 육아가 가장 적합한 육아임을 이제 안다. 나와 아이의 장점과 한계를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것.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매일 매일 노력하고 있는 우리 각각의 엄마들의 육아법은 모두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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