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소비에 있다.
내가 말하는 '용기가 필요한 여행'은 최소한 한 달은 되는 배낭여행을 말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한 달 이상의 장기 여행의 경우에는 그 여행 자체가 밥벌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장기 여행은 현재의 돈벌이를 포기해야 갈 수 있는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엄청난 용기 아닌가!
우리는 다시 장사를 접었다. 지인들은 이제는 당연하게 여겼다. 양가 부모님들만 지치시지도 않고 여전히 똑같은 말씀을 하셨다. 벌 수 있을 때 조금 더 벌어서 노후도 대비하고 아이 학비도 챙겨놓으라고. (중간 생략) 어떤 선택을 해야 미래의 해피엔딩에 이르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그저 돈보다 당장의 시간이 조금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돈으로 시간을 사서라도 여행을 가려고 한다.
돈으로 산 귀중한 시간은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쓴다. 물론 우리의 재충전을 위해서도 충분히 사용한다. 우리가 '노는' 이 시간은 나중에 돌이켜보면 결국 돈보다 값진 시간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조금 게으르게 지낸다.
우리의 경우는 이렇다. 열심히 일하고 돈을 모은다. 모은 돈으로 쉴 수 있는 기간을 따져본다. 1년쯤 가능할 것 같다. 더 일한다. 다시 따져본다. 최대한 아끼면 2~3년은 가능할 것 같다. 그러면 그만둔다. 이것이 우리의 사이클이다. 우리에게 소비가 쾌락이었으면 아마도 장사를 확장하거나 지속해서 더 많은 돈을 벌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유로운 시간이 우리의 쾌락이기 때문에 그만큼만 돈을 벌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말이 쉽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많을수록 좋은 것이 돈이고, 그 현실을 절감할 때가 많다.
사람들은 부자라고 하면 ‘돈을 쓰는 것’을 상상한다. 백만장자가 되고 싶다고 말할 때 백만 달러를 쓰는 상상을 한다. 비싼 차를 몰고, 비싼 시계를 차고, 큰 집에 사는 데서 부의 의미를 찾는다. 하지만 그런 만족은 일시적이다. 결핍은 다시 찾아오고 반복된다.
부는 원하는 것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사람들과, 원하는 만큼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것은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이며 그것이야말로 돈이 가져다주는 최고의 배당이다.
부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부는 구매하지 않은 좋은 차와 같은 것이다. 구매하지 않은 다이아몬드 같은 것이다. 차지 않은 시계, 포기한 옷이며 1등석 업그레이드를 거절하는 것이다. 부란 눈에 보이는 물건으로 바꾸지 않은 금전적 자산이다.
부의 가치는 소비에 있지 않다. 부는 자유에 관한 것이며 독립에 대한 것이다. 원하는 시간을 원하는 대로 쓸 수 있는 자유. 원치 않을 때 원치 않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 원치 않는 사람과 어울리지 않아도 되는 자유이다. 우리가 돈을 벌고 부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