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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웰리 Jun 22. 2020

나에게 집중하는 다정한 시간,
삼청동 월하보이 주말다회

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찾는 마음 챙김의 시간 


여름이 성큼 다가 온 지난 주말은 오랜만에 삼청동을 찾았다. 

무엇이든 연륜이 느껴지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조용한 삼청동길. 

조용히 그 길을 걷기만해도 평일의 걱정, 고민들이 모두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 


걷기만해도 좋은 이 길을 혼자 방문한 이유는 

따뜻한 분위기의 호스트와 함께하는 주말 다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이다.  





아름다운 벚꽃길 덕분에 봄이면 연인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한 정독도서관. 그 입구에서 조그만 경사를 오르고 내려가다보면, 경사에 맞춰 나란히 서있는 가게들 사이. 월하보이의 작은 간판을 찾을 수 있다. 



따뜻한 나무 소재의 가구들과 기존 벽을 그대로 살린 내부 인테리어, 자연광이 창을 따라 들어오는 공간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여기저기 조그맣게 걸린 그림들과 자사호에서는 공간 운영자의 내공이 느껴졌다. 



“평소에 드시는 커피나 차를 즐겨 드시나요?,
몸이 차가운 편인가요 따듯한 편인가요?”



다회를 진행하는 운영자의 다정한 물음에 평소에 내가 어땠는지 찬찬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되었다. 일상에서 무엇을 마시는지, 몸이 차가운지 성격이 급한지 등등. 진찰하듯 물어오는 이 질문들은 다양한 차 중 나에게 잘 맞는 차를 찾기 위한 과정이다. 동시에 다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져보는 시간이기도하다. 



보통 3~4가지의 차를 마셔보며 나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체질에 맞는 차를 찾아볼 수 있다. 이 날은 보이차 생차와 숙차, 그리고 우롱차인 대홍포와 운남 홍차를 마셔볼 수 있었다. 



보통은 발효도가 낮은 순부터 발효도가 높은 순으로 차를 마신다고 하셨는데 이 날은 발효도가 적은 차 중에 향이 강하고 단맛이 강한 차가 준비되어 있어 다른 차들의 향을 조금 더 섬세하게 느끼기 위해 순서를 조금 바꾸어 진행되었다. 처음 참여해보는 다회이지만 초보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친절한 설명을 곁들여주셔서 편안한 마음으로 차에 집중할 수 있었다.



보이차는 처음 끓인 물로 차를 씻어주는데, 이 과정을 세차 혹은 윤차라고 한다. 오래 보관하는 발효차 특성상 혹시 모르게 앉아있을지도 모를 먼지를 제거하고, 차를 한번 깨워 더 잘 우러나게 만들어주는 과정. 


이렇게 세차를 하고 남은 물은 찻자리의 친구인 다우에게 준다. 

혼자 차를 마시더라도 외롭지 않게 준비된 다우를 보며 혼자여도 다정한 차문화를 알 수 있었다. 




“보통 아침 몇 시쯤 일어나세요? 
일어나시기 힘들어하시는 편인가요?”



능숙하게 차를 끓이며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질문을 적절한 타이밍에 해주시는데 깊은 차의 향을 느끼며 동시에 나의 일상을 돌아보기 매우 좋았다. 



두 번째로 마셔본 차는 숙차. 숙차는 보이차 중에서도 제일 부드럽고, 카페인 함량이 현저히 적기 때문에 저녁에도 편안하게 마실 수 있고  밤에 쉽게 잠들지 못하는 분들이 마시면 도움이 되는 차라고한다. 


멜라토닌을 활성화하는 성분이 들어있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몸에 안정을 준다고하니 월요병에 고통받는 직장인에게 꼭 필요한 차라고 할 수 있겠다. 숙차는 안정을 준다는 그 성분만큼이나 부드러운 맛을 지니고 있다.




“차의 탕색을 한번 보시고, 향을 맡으시고, 그 다음에 맛을 보세요."


차를 우리는 동안 찻 잎을 꺼내 서로 다른 모양과 색을 비교해보기도 하고 향을 맡아보는 과정도 있다. 평소에 어떻게 쉬는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이야기를 나누며 일상에 어떤 차와 함께 하면 좋은지, 다도회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기도했다. 처음 보는 분들이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소소하게 친근함이 느껴졌다.



세 번째 차로는 우롱차 중 제일 최상의 단계에 있다는 대홍포를 마셨다. 이 차는 일에 의한 스트레스와 화를 다스리는 것을 도와준다고하니 사무실에 꼭 구비해놓고 싶었다. 


앞에 마셔본 두 차와 달리 향이 강하기 때문에 조금 높은 잔에 향을 가둬두고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한다. 구수한 향을 맡아보고 잔을 굴려 잔의 온기를 느껴보며 차를 마시는 법을 배워보았는데 적당히 정해진 룰 속에서 차를 즐기니 오히려 그 향과 재미가 깊게 느껴졌다. 



차가 천천히 우려지는 동안 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서로의 라이프스타일을 나누며 나의 체질과 취향에 맞는 차를 찾아가다보니 잡념과 고민들이 사라지는 시간이었다. 차는 여러 번 우려 주시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차는 모자라지 않게 마실 수 있었다.



다회 종료 후, 오늘 먹어본 티 샘플러를 챙겨주시기 때문에 집, 사무실 등 

나만의 공간에서도 언제든 차와 함께하는 휴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월하보이 주말다회의 매력이다. 



휴식이 필요한걸 알지만 마음은 계속 앞서가기만 하는 순간들이 있다. 계속 뭔가 해야할 것 같아서 마음만 분주해지다 피곤에 지쳐 잠들어버리기를 반복하며 정작 나 자신은 사라지고 있는 느낌이 든다면, 고즈넉한 장소에서 다정한 호스트와 함께하는 월하보이 다회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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