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운동인가 휴식인가 그 경계에서
나는 주로 컴퓨터 앞에 앉아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하루 약9시간, 일주일이면 45시간 이상을 모니터에 할애한다. 영업, 서비스직 종사자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직장인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된다. 중간중간 스트레칭을 하거나 거북목 방지 기구를 사용하기도하지만 아무래도 퇴근 길이면 온 몸이 뻐근하다. 집에 돌아가면 요가소년, 강하나 스트레칭 등 피로를 풀 콘텐츠를 찾기도하지만 영 의자기 생기지 않는다.
그러던 중, 스타트업 코파운더로 3년간 일에 파묻혀살다 퇴사한 지인의 요가예찬론을 듣고 나도 한 번? 하는 생각이들어 요가 비기너들에게도 적절한 수업이 진행되는 '북촌요가원'을 방문했다.
안국역 3번 출구에서 중앙고등학교까지 쭉 이어지는 잔잔한 언덕길. 70년대 분위기의 오래된 철물점과 참기름 가게 등 작고 소소한 정겨운 풍경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이 길을 계동길. 북촌 요가원은 이 계동길의 끝, 중앙고등학교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접수대와 신발을 놓는 작은 공간을 지나 수련장소로 들어섰다. 창 밖으로 보이는 기와들이 차분한 기분을 만들어주었다. 너무 넓거나 작지 않은 이 공간은 딱 집중이 흐트러지지 않을 정도의 인원으로 차곡차곡 채워졌다.
“들이마시는 숨에 손을 들고, 내쉬는 숨에 툭... 떨어뜨려주세요.”
일요일 오전, 아늑함이 가득한 공간에서 요가수련을 시작했다. 선생님의 티칭에 따라 숨에 집중하며 자세를 천천히. 조금씩 바꾸었다. 자세를 완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노력하기 보다는, 천천히 들이쉬는 나의 숨소리를 들으며 움직이는 근육 하나하나를 찬찬히 느껴보라고 알려주신다. 쉽지는 않지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동작을하며 평소 사용하지 않았던 근육들을 느껴본다.
이전에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다녀 본 다른 요가원과 달리 요가수련의 모든 과정이 서두름 없이 천천히 진행되었다. 느린 템포로 자세를 취하고 호흡을 들이쉬고 내뱉을때마다 좋은 것만 들이쉬고 나쁜 것은 뱉는다는 마음가짐으로 호흡했다.
천천히 세어주시는 호흡 카운트 덕분에 쉬운 자세부터 어려운 자세까지 모두 섬세하게 신경쓰며 몸을 움직여 볼 수 있었다. 무리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만큼씩 조금씩 따라가다보면 생각보다 수련시간은 빠르게 지나간다.
수련이 거의 끝날 무렵에는, 송장자세라고도 하는 사바아사나 차례. 이 자세를 10분 동안 잘 하면 2시간 정도의 수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차분하게 풀어진 몸과 마음으로 한 주 동안 있었던 감사한 일을 떠올리며 좋은 에너지를 몸 속에 가득 채워보았다.
북촌 요가원의 요가는 초심자도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으며, 소규모로 진행되어 섬세하게 자세를 지도해주어 남들과 나를 비교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물론 굳어있는 몸 탓에 내 마음대로 풀리지않는 순간들도 많았지만 천천히 근육의 움직임에 집중하다보면 오히려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전에는 '여성들의 운동' '나의 굳은 몸을 들키는 운동' 이라고 생각했던 요가는 직장인을 위한 몸과 정신의 휴식 그 자체였다. 주변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지않고 가능한 범위만큼만 몸을 움직이며 나의 몸에 집중하다보면 뻐근했던 근육들이 풀리는 것은 물론이고 복잡했던 머릿속까지 청명해지는 기분이다.
모두가 빠르게 달리고만있는 도시의 삶, 느릿한 계동길에서 북촌요가원과 함께 한 주의 마무리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고단했던 몸과 마음은 풀리고 가벼워진 몸과 상쾌한 마음으로 귀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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