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웰리 Aug 01. 2022

물 속의 요가, 프리다이빙

블루페블 송원신, 윤지영 강사님 인터뷰 


후우- 여러 번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쉰 후 물 속으로 깊이 헤엄쳐 들어가 봅니다. 아무런 장비에 의존하지 않은채 오로지 나만의 힘으로 충만해지는 너무나 자유롭고 황홀한 그 시간. 한번 경험하고 나면 빠질 수 밖에 없는 매력의 프리다이빙.  웰리와 함께 <프리다이빙 클럽>을 운영하는 블루페블의 송원신 대표님과 윤지영 대표강사님을 만나 프리다이빙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블루페블 송원신, 윤지영 강사님 인터뷰 


'프리다이빙에 도전하겠다' 마음을 먹기가 참 쉽지가 않은데요, 윤지영 강사님께서는 처음에 어떻게 프리다이빙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윤: 2014년에 사이판의 유명 포인트 ‘그루토’에 스쿠버 장비를 갖고 갔었어요. 제가 체구가 작은 편인데 무거운 공기통을 메고 돌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이건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마침 프리다이빙이라는 세계를 알게 돼 이 분야의 시조새와 같은 노명호 대표님에게 프리다이빙을 배우게 됐습니다. 첫 스테틱(숨참기)는 20초에 불과했어요. 이퀄라이징은 잘 되는 편이었지만 물이 너무 무서워서 프리다이빙 자격증 시험을 재수할 정도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국내에 k26이라는 잠수풀도 없었고 주로 사이판이나 필리핀 등 해외에서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저 역시도 해외에서 돈 많이 썼죠. 처음에는 15m를 겨우 내려갔고, 남편이 먼저 프리다이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를 많이 도와줬어요. 지금도 저는 물을 무서워 하는 분들 담당이랍니다. 저는 강사를 하면서 놀이동산에 온 듯 물에서 설레어 하는 분들을 보는 것이 좋아요.



프리다이빙은 장비가 없이 물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스쿠버다이빙에 비해 번거로움이 없죠. 보통 5m 풀에서 적응을 한 후 10m, 15m 순서로 수심을 늘려 갑니다. 프리다이버 레벨2 자격증은 12m이상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야 취득 가능한데 보통 잘 적응하신 분들은 3-4일만에 취득합니다. 이퀄라이징이나 호흡에 어려움이 있으신 분들은 추가적인 연습을 필요로 하죠.





스쿠버다이빙? 프리다이빙! 어떻게 다를까요?



송원신 대표님: 오키나와에서 오래 스쿠버 강사로 일하시던 분과 프리다이빙을 나갔는데 그 분이 “매일 보는 바다인데 프리다이빙으로 들어가서 보니까 훨씬 황홀하고 1분30초가 너무 소중하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스쿠버와 달리 프리다이빙은 거꾸로 잠수를 해야 하는데 아래로 내려가면서 본 세상이 너무나 황홀하다고 했죠. 스쿠버이든 프리다이빙든 바다 생물을 관찰하고, 바다 자체를 느끼는 즐거움이 있는 건 같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무호흡하며 몸으로 느끼는 감정, 자유로움은 프리다이빙일 때만 느낄 수 있죠. 물에서 스스로에게 좀 더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시게 될거에요. 작은 대상을 오래 보고 싶으면 스쿠버다이빙을 하는 것이 맞아요.





스스로에게 프리다이빙이 어떤 의미일까요?



송: 프리다이빙은 운명이죠. 저는 디자인과 출신이에요. 다섯 살 때부터 미술학원을 다녔고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디자인 외에 다른 일을 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처음 물속에 들어 가보니 ‘아, 이제 다른 일을 해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소 다른 직업에 대한 선망이 없었는데 다이빙 강사가 부러워졌습니다. ‘나보다 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보다 많이, 오래 들어가고 싶다’ 이렇게 생각했어요. 물속에 있을 때 느끼는 편안함, 물이 몸이 감싸주는 느낌이 너무 좋았거든요. 사실 몸이 제일 릴렉스 될 때는 호흡을 하지 않고 있을 때에요. 그런 느낌들이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더 좋았던 것은 제가 평소 동물을 좋아하는데, 바다 속에서 산호랑 물고기들을 보는 것이었어요. 촬영도 많이 하고 너무 행복한 경험이죠.





프리다이빙 매력 포인트를 알려주세요.



송: 흔히 프리다이빙을 명상의 대체제라고 이야기하기도 해요. 일종의 물속에서 하는 요가죠. 사람들이 보통 본인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잘 없는데 바다에서는 내 몸, 호흡, 귀 등 감각에 더욱 집중하게 돼요. 사실 입문의 단계를 넘어가면 스포츠로서 프리다이빙을 즐기는 시기가 옵니다. 어드밴스 레벨 이상의 마스터가 되어 스포츠로서의 프리다이빙을 즐기기 시작하면 정말 헤어 나올 수가 없죠. 깊은 수심으로 들어가는 희열, 스스로의 기록 경신 그리고 선의의 경쟁에서 즐거움을 느껴요.



프리다이빙은 나의 실력이 허락하는 만큼만 가능해요. 조금이라도 무리해서 깊이, 오래 들어가려 애쓰면 결과가 아주 나쁘죠. 점진적으로 연습을 통해 수심을 조금씩 늘려가야만 합니다. 무리하는 순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어요. 공기통을 매고 들어가는 건 무게도 부담스럽고 비용도 꽤 부담스럽죠. 프리다이빙은 정말 말 그대로 ‘프리’, ‘공짜 다이빙인데...’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마스크만 있으면 즐길 수 있으니까요. ‘저렴하다’라는 것도 매력적인 부분이에요.




왜 무호흡, 프리 다이빙일까요?



송: 사실 매우 편견이 많은 스포츠에요. 늘 어떻게 알릴까 고민합니다. 어려울거라 생각하는데 막상 와서 3-4일 이상 해보면 재미없어하는 사람이 없고 다들 너무 신기해하죠. 사람은 호흡을 잘 참을 수 있게 태어났어요. 강사 스테틱이 4분이에요. 기본적으로 4분이 가능하다는 말이죠. 약간의 트레이닝만 거치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숨을 참아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그리고 물 속에 1-2분만 있어도 바닷속을 구경하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폐에 생각보다 많은 양의 공기를 저장할 수 있답니다. 성인 남성 기준 6리터정도 이구요. 인간이라면 3-4분은 호흡을 하고 있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죠. 초반에는 유산소 운동을 주로 하고 그 다음 무산소 운동으로 넘어 갑니다.



호흡을 뱉고 싶다는 충동는 말 그대로 두뇌가 시키는 '충동'이자 방어기전이에요. 이산화탄소 내성은 프리다이빙 트레이닝 1-2번만 해도 극복할 수 있고 사실 심리적인 부분이 큽니다. 100미터 달리기를 하면 첫날이 힘들고, 둘째날이 덜 힘든 것처럼 다이빙 역시 몇 번의 연습으로 생각보다 아주 간단하게 극복할 수 있어요.





프리다이빙의 기본, 지켜야할 중요한 수칙을 알려주세요.



송: 운동을 배우기로 마음 먹었다면 두 달은 열심히 해볼 것을 추천드려요. 저는 3년 전에 대회를 나갔다가 블랙아웃이 온 적이 있었어요. 40m를 노핀으로 무리하게 가다가 그렇게 됐죠. 노핀으로 50m 성공했었기 때문에 방심했었어요. 사실 프리다이빙을 3-5일 연습 하면 12m, 20m 이상 가고싶으면 4일이상 연습을 해야 합니다. 물밖에 있는 시간도 호흡 트레이닝을 개별적으로 해야해요. 어드밴스 과정까지는 호흡적으로 부담이 되는 경우는 잘 없지만 마스터 레벨부터는 호흡부담이 생깁니다. 32m를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죠. 마스터 레벨은 이산화탄소 트레이닝(1분호흡하고 1분 쉬고 1분호흡)을 합니다. 그 외에 저산소 트레이닝도 있어요. 몸을 완전히 릴렉스, 이완시켜야만 하는 아주 솔직한 운동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차근 차근히 1-2m씩 수심을 늘려나가야 합니다.





프리다이빙을 하면 좋은 점(신체적, 정신적)은 무엇일까요?



송: 정신적으로는 차분해지고 또 정서적으로도 잘 휴식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완하는 방법도 알게 되고요. 사실 힘을 못 빼는 사람도 많아요. 릴렉스가 어떤 것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고요. 신체적으로는 호흡기가 좋아지고 폐도 건강해진다는 장점이 있어요. 부비동, 비강, 귀도 좋아지고 축농증이나 비염도 사라지고요. 나이들면 호흡기 질병이 많은데 프리다이버들은 그런 질병은 없어요. 그리고 프리다이빙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술, 담배와도 멀어집니다. 프리다이빙을 잘하기 위해 평소 병행하면 좋은 운동으로는 러닝, 전반적인 근력 운동도 좋구요. 보디빌딩 보다는 컨디셔닝 운동, 유산소 운동, 요가가 좋아요.





프리다이빙으로 유명한 국내외 스팟을 알려주세요.



윤: 해외에서는 다합, 보홀, 오키나와, 사이판, 팔라우 등이 프리다이빙을 하기에 좋아요. 바다에서는 바닷속 환경도 중요하지만 시야가 잘 나오고 조류가 없는 포인트가 좋죠. 국내에서는 울릉도가 제일 바다 시야가 좋고 예뻐요. 보통 수심이 30미터정도 됩니다. 제주도의 문섬과 범섬도 추천해요.





끝으로 프리다이빙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요?



윤: 아직 프리다이빙은 국내 인프라가 많이 부족해요. 교육 받을 수 있는 장소가 한정적이죠. 서울에 잠수풀이 2개 있고 서울 북부는 아예 없어요. 디테일이 중요한 운동이라 최대 4:1 소수 정예 교육을 해야하는데 여건이 아직 부족합니다. 블루페블은 주로 올림픽 수영장, K26, 최근에 용인에 생긴 딥스테이션 잠수풀 등에서 주로 교육 및 트레이닝을 하고 있어요.



송: 프리다이빙은 정답이 있는 스포츠라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눈으로 보면서 호흡이나 이퀄라이징, 귀, 폐 등을 체크할 수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교육생과 소통해야 합니다. 교육생분들께 스스로 신체적 상황을 설명할 수 있게끔 유도해야 하고요. 물 위에서 카운슬링을 하는 셈이죠. 매 번 교육생과 함께 잠수 해야 하기에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해요. 그래도 매번 성장하는 교육생들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웰리에서 블루페블 크레딧을 구매 하신 후, 블루페블에서 트레이닝을 받아보세요 :)


멤버십 크레딧 구매, 트레이닝 문의는 언제든 가능합니다.




웰리 | 건강한 웰니스 라이프              

몸과 마음의 균형을 통해 건강한 일상을 만들어요.


welly.rest


www.bpfreediving.com








작가의 이전글 마음을 나누는 요가 지도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