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리의 심야 요가 수업 담당 이명하 선생님 인터뷰
수카아사나(명상 시작 자세)
오늘은 웰리에서 인요가, 이완테라피, 굿나잇요가 등의 수업을 주로 심야에 담당하고 계시는 이명하 선생님을 만나봤습니다. 따뜻하고 차분하게 심야 요가 수업을 이끌어주시는 이명하 선생님의 이야기 함께 만나볼까요?
안녕하세요 이명하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처음에 어떻게 요가를 접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요가는 고등학생 때 처음 접했어요. 그 이후로도 힐링, 핫요가, 빈야사 등 유행하는 요가를 번갈아가며 띄엄띄엄 했었는데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늘 춤을 춰 와서 그런지, 그때는 요가가 운동도 되지 않고 스트레칭도 되지 않는 이상한 운동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저는 원래 디자이너였는데, 5년쯤 전에 큰 스트레스와 업무과다로 인해 면역력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크게 아프게 되었어요. 굉장한 정신적, 신체적 무너짐을 겪었죠. 온 몸에 식은땀이 나서 의자에 앉아있는 것 조차도 어려운 와중 9개월 이상 불면증으로 한숨도 못 자고 출근하기를 반복했어요. 그러다 살아야겠다는 본능에 이끌려 이전에 다니던 요가학원을 다시 찾아가게 됩니다.
제일 만만해 보이는 힐링요가 수업에 들어갔는데 이상하게 수업에서 선생님이 자꾸 ‘괜찮다’고 하시는데 참을 수 없이 눈물이 나는 거예요. 그때 요가라는 것이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다른 차원의 무엇이구나' 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2주쯤 지나자 요가를 하러 간 날만 저녁시간에 잠들기 시작했고, 그것을 알아차린 순간 매일 집에서도 자기 전에 요가와 명상을 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그 경험을 살려 웰리에서 늦은 시간의 요가와 명상 수업을 하고 있지요.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고통스러운 느낌을 잘 압니다. 그래서 수업에 와 주시는 분들께 늘 진심을 다하려고 해요.
선생님의 평소 라이프 스타일이 궁금합니다.
저는 늘 춤추는 삶을 꿈꿨어요. 학부 졸업 후 현대무용에 도전하기도 했고, 지금은 살사와 바차타라는 라틴 소셜 댄스를 추며 프로 댄서의 길로 나아가고 있기도 해요. 라틴 댄스를 추기 시작한 때는 제가 요가 자격증을 딴 시점과 같아요. 언젠가, 매일이 행복해지는 일상의 요소들에 대한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데, 저에게는 요가수련 또는 명상, 춤추는 시간, 일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다른 것들이 잘 되지 않더라도 이 세 가지가 충족되면 저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여러분도 나의 하루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상의 요소들을 한번 적어 보시고, 나의 루틴에 포함시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때 중요한 점은 매일 반복이 가능한 요소일 것, 그리고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6시 전에 일어나기, 잠자기 전 뜨거운 물로 샤워하기 같은 나만의 요소를 한번 찾아보세요.
요가를 할 때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려요.
요가를 할 때 뭔가를 이뤄내려는 마음으로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리는 하루 종일 뭔가를 해내야 하고, 수많은 의무와 책임 속에서 살아가죠. 요가 수련이라는 것은 사실 일상의 연장선상에 있기도 해요. 나와의 약속이며 나에게 곧 족쇄가 되기도 해요. 그렇게 수련을 하는 것도 좋지만 기본적으로 요가라는 것은 ‘나와 가장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에요. ‘나와 만난다’는 것에 집중을 해보시면 자연스럽게 수련이 될 거에요.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 ‘나의 서러움과 기쁨을 그저 바라봐주는 시간’이 되면 좋겠어요. 어떤 수련이든지간에 몸과 마음은 이어져있는 것이니까요. 수련하다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 역시 몸과 마음이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증거죠.
요가가 ‘어렵다, 진지하다. 종교적이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께는 '그냥 해보시면 된다'고 말해요. 궁금하지 않다면 억지로는 하지 마세요. 운동이든 수련이든 저마다의 계기가 필요하잖아요. 여러 운동과 수련을 하다보면 결국 몸을 쓰는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돼요. 요가와 명상은 같은 결 안에 있지만 서로 같은 것은 아닙니다. 넓게 보면 요가는 명상의 범주 안에 있다고는 할 수 있어요. 몸의 수련으로 자연스럽게 명상의 상태에 머무르게 되기도 하고, 또 요가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하나됨’이기 때문이에요. 몸과 마음과 의식의 하나됨이죠.
이명하 선생님께서 진행하시는 심야수업들이 궁금해요.
오후 10시20분 / 인요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요가가 빈야사나 아쉬탕가처럼 근육의 힘을 사용하고 땀이 나는 뜨거운 요가라면, 인요가는 근육의 힘을 쓰지 않는 차가운 요가예요. 몸의 긴장을 호흡을 통해 풀어내면서, 특정한 자세에서 오랜 시간 머무르게 됩니다. 이 때 가해지는 자극은 내 몸의 무게에 의한 것이에요.
근육을 거의 쓰지 않는 대신에 이런 수동적인 자극으로 근막을 늘려주고 뼈와 인대, 힘줄 등에 자극을 주게 됩니다. 이때 스트레칭에 가까운 깊은 자극이 있는데 너무 과도하지 않게 은은한 느낌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과하게 되면 오히려 몸에 해롭게 돼요. 인요가의 자세들은 최소 2분에서 10분까지도 머무르는데 웰리의 수업시간은 짧은 편이라 2~4분 안에서 한 자세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나의 가동범위 안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누구나 하실 수 있고, 하루가 좀 힘들었다고 느껴지실 때나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 이런 머무르는 시간이 긴 인요가 수업을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내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이 되어 주다 보니, 피드백 중에 ‘위로를 많이 받았다‘, ‘눈물이 찔끔 났다’하는 이야기도 종종 들려옵니다.
오후10시20분 / 이완테라피
테라피에 대한 관점은 선생님마다 다를 수가 있는데요. 저는 웰리의 이완테라피 수업에서는 마지막에 완전한 휴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흐름을 만들고 있어요. 먼저 몸의 크고작은 근육들을 많이 깨워내어 몸이 좀 풀어지게 한 다음, 쿠션이나 블럭 등의 도구를 사용해 몸을 기대어 충분히 힘빼기를 하는 식입니다.
인요가에서는 타깃하는 부위가 딱딱한 조직들이라면 이완테라피는 근육과 근막이고요. 힘을 썼다가 풀었다가 하는 동작을 통해 이완을 연습하고 마음의 긴장도 함께 풀어내게 돼요. 긴장이 순간적으로 풀어지거나 혈액순환이 확 일어나게 되면서, 회원님마다 중간에 갑자기 잠드시기도 하고 온몸이 다 열리는 경험을 하시게 되기도 해요.
오후11시20분 / 굿나잇 요가
굿나잇요가는 8월부터 바디스캔요가라는 이름으로 명칭이 바뀌게 됩니다. 마지막에 누워서 하는 명상인 바디스캔이 15분정도 들어간다는 점이 가장 특별한 부분이에요. 이 수업에서는 5분 정도의 호흡 명상으로 지금의 순간을 알아차리는 것으로 시작해서 20분정도의 몸의 순환을 돕는 가벼운 요가, 15분정도의 명상으로 마무리하게 됩니다.자기 전 하루종일 굳은 몸을 풀어내고 내 몸의 감각을 하나하나 느끼면서 들여다보다 보면, 나와의 화해를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하루를 정리하는 좋은 시간이 되어 줍니다.
유독 잠드시는 분들이 많은 수업이기도 해요. 원래는 잘 잠들지 못하는 편이었는데, 발가락부터 바디스캔을 시작하는데 발목쯤에서 이미 정신을 잃었다-고 얘기하시기도 합니다. 잠드는 시간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잠드신다면 그만큼 내 몸이 많이 긴장하고 있었다는 뜻이니 편안하게 그대로 주무셔도 괜찮습니다.
오후11시59분 / 바디스캔 (VOD)
바디스캔은 마음챙김 명상의 한 종류인데요. ‘나의 몸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평소에는 내 몸의 감각을 느낄 일이 딱히 없잖아요. 실제로 통증이나 몸에 불편한 느낌들이 있더라도 평상시에는 느끼지 못하거나 이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아요. 일상이 바쁘다보니 ‘참아야 한다’ 혹은 ‘견뎌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계시죠.
바디스캔은 그런 감각을 하나하나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줘요. 발가락, 손가락 부분 부분의 감각을 느껴보고, 외면하지 않고 내 몸과 마음, 감각들을 연결하는 시간이에요. 내가 통증이 없고 건강하다면 그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되구요. 뭔가 문제가 있거나 통증이 있다면 그걸 세심하게 알아주는 마음이 생기죠. 들으신 분들은 ‘숨 쉴 때 내 몸이 이렇게 많이 움직이는지 몰랐다’, ‘천천히 연결되는 느낌이 들었다’, ‘하루를 정리하고 나를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라고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선생님 수업 및 코칭의 특징을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특별히 신경을 쓰는 부분이라면, 웰리에서의 수업은 보통 심야 시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수강생 분들이 요가를 할 때 그 순간 너무 애쓰지 않도록 하라고 이야기를 드리는 편이에요. 하루를 마무리 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새롭게 도전하거나 한계를 시험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마음을 알아주는 시간으로 차분하게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물론 주간에 제가 하는 빈야사나 필라테스 등의 수업에서는 끊임없이 도전을 하도록 지도하고 수강생을 독려 합니다.
저는 스스로 몸을 감각을 깨달을 수 있게, 몸의 소리를 끝없이 들으라고 이야기 하는 편이에요. 내가 할 수 있는지. 하고 싶은지, 할 수 있는데 피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합니다. 저의 수업을 통해 몰입하고 깊어지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오늘 하루 내 몸을 잘 돌보지 못했다’ 혹은 ‘마음이 힘들고 괴로웠다’ 하는 분들이 들으면 많은 위로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루를 잘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신 분들께도 권해요.
이명하 선생님의 VOD / 심야시간 무료 자습수업
호흡, 옴 명상이 궁금해요!
호흡을 도구로 사용해서 명상을 시작하고, 옴 만트라로 이어가는 명상이에요. 우리가 많이 들어 봤던 ‘옴’이라는 만트라(신성한 소리)를 함께 반복하면서 고유의 진동과 에너지를 느껴보는 시간입니다. ‘옴’은 우리가 흔히 ‘우주의 소리‘, ‘시작하고 끝나는 소리’라고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최초로 기록된 만트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 가지 소리인 아, 우, 음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의 소리는 시작, 지속, 파괴를 뜻해요. 그야말로 우주 그 자체이죠. 세 가지 소리를 모두 내면서 진동을 느껴보세요. 만트라를 마친 후에도 그 고요한 울림과 에너지가 내 몸에 남아 있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자애 명상이 궁금해요!
자애명상은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알아주고 나에 대한 사랑과 연민의 마음을 보내주는 시간입니다. 내가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내가 건강하고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사랑의 메세지가 명상에 담겨 있습니다. 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로, 내가 속한 이 세상에게로 그 마음을 조금씩 펼쳐 보면서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마음을 일깨우는 시간이기도 해요.
*명상이란
명상은 깨끗한 물과 같습니다. 무색무취의 것이죠. 호흡이나 옴 만트라, 자애의 마음 같은 것들은 물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색물감과 같아요. 색깔에 집중하기보다는 물이 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요, 처음에는 나에게 맞는 색을 편안하게 여러가지 경험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명상 수업들은 데일리 명상을 제외하고는 약간의 몸풀기를 하고 본격적인 명상에 들어가게 돼요. 명상 전에 가볍게 움직여 주면, 가만히 멈춰 있는 시간에 몸이 덜 힘들게 됩니다.
웰리에서, 이명하 선생님의 심야 요가 수업을 들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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