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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책한잔 Mar 26. 2022

엄마의 화장대

자기 전 내 아이를 위한 30분 마사지


요즘 아침에 일어나 산을 보면 꿈틀꿈틀 봄빛이 올라오는 것 보여요. 2018년 시골로 이사와 농로를 걷다, 2020년 9월부터 산을 걷고 있어요. 날씨와 상관없이 매일 산에 가요. 거기에 특별한 다짐이나 계획 같은 건 없어요. 아침에 일어나 스마트폰을 들고 화장실 가는 것처럼 산에 가요.


맨발 산행

엄마가 맨발 걷기를 하니 아이도 산에 가면 맨발로 걸어요. 맨발 걷기가 몸에 좋다고 하지만 한 달에 한 번 근육통, 두통, 구토로 몸살을 알아요. 병원 링거 맞고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다음날이면 산에 가요.


엄마 화장대


엄마 화장대에는 화장품이 아닌 붙이는 파스와 바르는 파스, 속괄사, 오일, 근육 이완에 도움이 되는 마그네슘 영양제가 있어요.


붙이는 파스에 의해 피부 트러블이 생기면 로션 파스 발라요. 화끈한 따가움은 그저 스쳐가는 바람일 뿐이에요.


괄사



얼마 전 근육통 없애 보려고 속 괄사와 오일을 샀어요. 그러다 아이가 시력이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엄마는 가족 마사지사가 되기로 했어요. 오후 9시가 되면 둘째 딸아이를 30분 마사지해주고 아들, 남편 차례로 마사지해요.


힘들지 않냐고요? 머리로 생각하면 힘들 수 있어요.

다만, 행동하면 힘들지 않아요. 산에 갔다 책 육아하는 것처럼 자기 전에 마사지하는 것도 머리가 아닌 행동으로 하니 힘들지 않아요.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논평에서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나오는 호랑이는 호랑이가 아닌 또 다른 인격을 가진 엄마일 수도 있다는 해석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어요.


'아이를 위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희생적인 엄마와 호랑이처럼 아이를 잡아먹으려는 무서운 엄마. 둘 다 엄마의 모습이 아닐까요?'


복잡 다양한 인격을 가진 엄마가 자기 전 낮은 조명, 수면 음악을 틀고 전신 마사지를 해주면 다음날 푹 잘 잤다고 해요. 이 시간을 통해 더 깊이 알게 되었어요. 아이에게 정서적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요. 자기 전 내 아이를 위한 30분 마사지하면 엄마도 마음이 안정돼요. 봄빛이 올라오는 주말, 싱그런 시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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