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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책한잔 Sep 03. 2023

외톨이로 살아도 괜찮다.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있으니까

나의 가족

어차피 나는 혼자였다.

학창 시절 힘든 날이 오면 아무도 없는 성당에 들어가 십자가 예수님을 보며 기도했다.


'저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진짜 고통이 무엇인지 잘 알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무릎 꿇고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으니 아픔이 전해집니다. 저는 못 박히지도 않는데 이렇게 아프고 힘들죠? 고통 속에 있는 저를 가만히 두지 말고 도와주세요.'


기도는 바로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때 저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으셨군요.'


엄마로 살다 이런 꿈을 꾼 적이 있다.

곁에 아무도 없는 꿈을...

꿈에서 깨어나 한참을 어둠 속에 앉아 있다, 안방 공기를 느끼며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감사합니다.'


더는 방황할 것이 없는 한 남자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이 감사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고, 방황을 할 때 하나만 생각했다.

미래의 나의 가족을.

서른 살에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두 아이를 낳았다. 명암이 엇갈리는 삶에서도 감사했던 것은 그토록 바라고 기도했던 가족이 있어 감사했다.


외톨이여도 괜찮았다.


어제 나는 울고 싶었다. 그때,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 애들하고 치과에 왔는데..."

그랬다.


'나는 한 남자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였다. 외톨이면 뭐 어떠냐. 한두 번 있었던 일도 아니고...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 탓인 것을...'


집에 돌아와 자연을 바라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했다. 오디오북을 틀어 놓고 집안을 청소했다.


외톨이로 살아도 괜찮다.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있으니까.


가족의 사랑,이 느껴지는 이중섭의 은박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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