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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책한잔 Mar 06. 2024

안녕하세요. 오늘도책한잔 박기량입니다 (3)

기도하고 사랑하고 감사하며

안녕하세요. 오늘도책한잔 박기량입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3월 5일 비 오는 경칩, 세 번째 글을 쓰게 되었어요.


어제 첫째 아이 손잡고 산 걸었어요. 두툼한 손이 마치 거북이 등 같았어요.  조그맣던 손이  어느새 이렇게 컸나? 싶어요. 7년 전,  자유로운 영혼 요한이를 위해 시골에 집 짓게 되었어요.


병원에서 퇴원한 지 얼마 안 된 몸으로 두 아이 교육 기관에 맡기고 계약부터 설계, 집 짓는 과정에 참여했어요. 대중교통 이용해 너무 뛰어다녔던 것일까요? 전철 의자에 앉았을 때  운동화 구멍으로 엄지발가락이 보였어요.

'살면서 이런 열정을 보였을 때가 있었을까?'

싶을 만큼 땀방울 흘리며 자연이 가까운 곳으로 이사 왔어요.


환경이 바꿨다고 삶은 바뀌지 않았어요. 가만히 있으면 여러 생각들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라 아이들 학교 보내고 농로를 걸었어요. 그러다 맨발로 산을 걸었어요. 산어귀어귀 가슴에 쌓인 응어리 풀어헤치며 걸었어요. 이런저런 시간이 지나고 삶의 여백이 생긴 것일까요?

복잡한 마음 공간을 비워가듯 집안을 비워갔어요. 안 쓰는 물건 정리하고 창틀에 쌓인 먼지를 닦았어요. 간편식 먹다, 자연에서 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어요.


'매일 산을 걷고
비우고 청소하며
음식 만들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어요.'


굽이쳐 흐르는 강물처럼, 어느새 시간이 흘러 자그맣던 아이 손이 크로와상 생지처럼 부풀어 중학생이 되었어요.


아이들 등교하고 비 오는 산에 갔어요. 소나무 숲에 떨어지는 빗물처럼 눈물 흘리며 육아하던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오늘, 맨발로 산을 걸으며 이런 생각을 했어요.


'기도하고 사랑하고 감사하며...'


아프고 힘들었던 시간으로 선택과 집중하는 것을 배웠어요. 타인이 아닌 자신의 대지에 뿌리를 내리며 천천히 엄마가 되어가고 있어요.


만물이 소생하는 봄, 땅 속 깊이 자신의 뿌리내리며 활짝 피어나길 바랍니다.


오늘도 맨발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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