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녹턴 2번
밤하늘 은하수가 반짝이는 것처럼 제 마음에 수를 놓고
안녕하세요. 오늘도책한잔 박기량입니다. 20대 푸른 자연을 거닐 때 어디선가 음악 소리가 들었어요.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쇼팽의 녹턴이었어요. 많은 시간이 흐른 후 집에서 매일 듣게 되었어요. 딸아이 4살 때, 피아노 건반 하나 눌렀다 혼난 적이 있어요. 그 장면이 왜 그리 쓰리고 아프던지요. 집으로 돌아와 중고 피아노 한대 샀어요.
'마트에서 장난감 하나 사주지 않던 아내가 덜컹 피아노를 사다니!'
남편이 놀랬어요.
시골로 이사와 좋은 선생님을 만났지만 고흥으로 가시는 바람에 더는 레슨 받지 못하게 되었어요. 다른 선생님께 배우라고 권했지만 아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어요. 기다림이 필요한 시간이었어요. 피아노 위에 먼지만 쌓여가다, 어느 날부터 혼자 앉아 피아노 치기 시작했어요. 유튜브 보며 summer 한 곡을 친 후 딸아이가 말했어요.
"엄마, 다음에는 어떤 곡을 연주해 드릴까요?"
"응, 엄마는 쇼팽 녹턴을 가장 좋아해."
"녹턴이요? 알겠어요."
영상을 한참 들여다보니 말했어요.
"엄마, 이건 너무 어려워요."
"응, 그래도 엄마는 녹턴을 가장 좋아해. 천천히 해봐."
주방 일하며 귀를 열어 두었어요.
"띵띵~"
"우와, 너무 좋다. 울 안나 최고!"
자연 속에서 들었던 녹턴이 집안에서 흐르자 가슴이 설레었어요. 학교에서 돌아와 피아노에 앉아 엄마를 위해 한 소절 쳐주는 쇼팽 녹턴이 너무나도 아름다웠어요.
"안나야, 이리 와봐. 엄마가 쇼팽의 녹턴을 비교해서 들려줄게."
처음에는 쇼팽 녹턴 하면 나는 오는 음악을 들려주고, 그다음에는 조성진과 임윤찬 차례대로 들려줬어요.
"어때? 다르지?"
눈빛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엄마는 안나가 연주하는 녹턴이 가장 감미로워."
11살 딸아이가 들려주는 쇼팽 녹턴 2번, 밤하늘 은하수가 반짝이는 것처럼 제 마음에 수를 놓고 있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