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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풀 그리고 숲 Jan 17. 2021

마음이 무거울 때엔

이런 내가, 저런 그들이 싫을 때엔

 몇 가지의 공포에 지배당했던 때가 있다. 누가 만들어 냈는지도 모를 공포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발버둥 쳐 본 적이 있다. 그런 필사적인 발버둥이 연약한 신생아의 발짓처럼, 큰 도움은 되지 않았지만. 마치 끈적한 늪에 빠진 듯이, 공포는 더 가깝고 선명해질 뿐이었지만. 그것을 트라우마라 불러야 할지, 공황장애의 일종이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 당시도 지금도 그 공포와 감정에 대한 규정과 명칭에는 큰 관심이 없다.

 그것을 공황장애라 부른다면, 네이버 '심리학용어사전'에서는 스스로를 불안하게 하는 것들로부터 도망치려 노력하기보다는 그 불안요소 즉 나의 공포스러운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우라고 하더라. -내 해석과 이해가 잘못일 수도 있겠다- 간단한 방법이었지만 나에게는 큰 도움을 주었다. 눈을 감고 공포감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숨을 가다듬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불안했던 감정이 이내 잔잔해졌다.


 그렇게 공포는 사라졌다. 하지만 공포가 내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던 때처럼, 종종 마음이 무거울 때가 있다. 아니, 마음이 미울 때가 있다. 마음을 이렇게 밖에 못 쓰는 내가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바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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