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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드 큐레이터 서윤 Oct 22. 2023

눈물의 냉이된장국

ㅡ엄마의 밥상


나이 드신 친정 엄마는 주말 아침에도 일을 나서는 딸내미가 안쓰러운지 된장국 한 그릇만 먹고 가라며 식탁 위에 나를 앉히셨다.


도시락을 싸주시겠다는 엄마를 겨우 말리고, 구수한 들깨가루를 넣은 냉이 된장국 한 그릇 앞에 놓고 몇 수저 뜨는데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고 싶어 마주 앉아 있는 엄마의 주름살이 오늘따라 유난히 깊어 보여 울컥했다.


보일 듯 말 듯 흐르는 눈물을 매콤한 청양고추 때문인 듯 코를 훔치다가 슬쩍 엄마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알면서도 못 보신 척 자리에서 일어난 엄마는 온종일 행사장에서 일하는 동안 배곯지 마라며 이것저것 간식거리를 챙겨 가방 한가득 담아 현관 앞에 놓아두셨다.


집을 나서는 나의 등 뒤에서 "오늘도 최고로 좋은 일들만 만나고 와라"

엄마가 끓여 주신 냉이 된장국 한 그릇으로 쌀쌀한 날씨마저 따뜻한 봄햇살 같은 위로가 되어 준다.


나이 드신 부모님 앞에서 아직도 어린  자식이 되어 버리는 이유는 뭘까?

#엄마밥상#냉이된장국#친정엄마#기록#건강밥상#출장 2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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