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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윤이 Apr 05. 2024

Chap.24 휴미라의 효과에 대해 의문이 들다

유플라이마를 맞은지 이제 3개월차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유플라이마를 맞은지 이제 거의 3개월이 다 되어 가는 것 같다. 유플라이마를 맞은지 얼마 안됐을 때는 조조강직에 효과가 바로 있었다. 그리고 통증도 어느정도 완화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플라이마 효과가 거의 없는 것 같다. 새끼발가락이 부은데다가 혹같은게 톡 튀어나왔다. 예전에는 이러다가 다시 가라앉았는데 이번에는 며칠이 더 걸릴지 모르겠다. 조조강직의 경우 아직까지 증상이 재발하진 않았다. 그런데 허리 통증이 다시 심해져서 굽히기가 힘들다. 씻을 때 허리 좀 굽혔더니 너무 아파서 포기했다. 다른 증상으로는 아킬레스건염이 다시 심해졌다. 중간에 한 번 괜찮아졌는데 최근 들어서 다시 심해졌다. 


생물학적제제의 효과를 4개월정도로 본다고 한다. 지금 내 상태면 유플라이마가 효과가 있는건지 없는건지 모르겠다. 현재 진통제를 중단해서 통증이 더 심해진건지 아니면 간수치때문에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어제 피부과를 갔다 왔는데 교수님이 내 몸상태를 보고 안타깝다고 하셨다. 휴미라와 같은 TNF-알파 치료제를 사용할 때 MTX와 같은 면역억제제를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셨다. 우선 피부에 대해서는 효과가 있는 것 같지만 관절 효과가 생각보다 효과가 없다. 교수님이 관절의 경우 이미 한 번 진행된 것을 중단하기에는 매우 어렵다고 하셨다. 류마티스 계열 질환들은 병이 계속 진행하지 중간에 뚝 끊기는게 아니라고... 피부과 교수님 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그래서 류마티스 계열 질병이 생물학적제제를 빨리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칫하다가는 관절이 변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효과에 대한 의문이 조금 든다고 해서 주사제를 바로 바꿀 수도 없다. 우리나라 의료보험에서는 생물학적제제를 한 번 쓰면 그 이전 약으로는 돌아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플라이마를 지금 내가 맞고 있다가 효과가 떨어져서 코센틱스로 바꾸는 경우 코센틱스가 효과가 별로 없어서 이전 약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하더라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게 규정이기 때문에 약을 바꾸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해야 한다. 만약 유플라이마가 효과가 없다면 차라리 원조약인 애브비의 휴미라로 바꿔 볼 생각이다. 우선 지금 피로감이 심한 것은 간수치의 영향도 있는 것 같아서 지켜보려고 한다. 관절 통증의 경우 간혈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긴 한데 유달리 3월 말부터 지금까지가 지속적으로 나타나서 병원 예약날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려고 한다. 아마 진통제를 너무 확 끊어서 그런 걸수도 있다. 스테로이드제나 울트라셋세미정과 같은 경우 서서히 중단하긴 했는데 소염진통제를 간수치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단해버린게 영향이 갔을 수도 있다. 


류마티스 질환은 참 어려운 것 같다. 어떤 분은 약의 효과가 별로 없어서 벌써 3, 4번째 바꾼 사람도 있다. 유플라이마와 같은 주사제도 지속적으로 약 효과가 있는 사람도 있지만 1년 이상 맞았다가 효과가 떨어져서 바꾼 사람도 있다. 이러한 약제도 내성이 생기나 보다. 생물학적제제의 종류가 많아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아서 약 선택에 신중해야 하고, 외국에서 이미 신약이 하나 더 나오긴 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출시가 2025년이라고 하니 많이 기다려야 한다. UCB사에서 개발한 '빔젤스'라는 약제인데 인터루킨 제제를 이용했으나 코센틱스나 탈츠와 다른 방식이라고 한다. 이미 화농성 한선염이나 건선관절염에 효과가 있다고 입증되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약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제일 늦게 출시되는 편이다. 게다가 막판에 약가 협상에 실패해 버리면 제약회사가 우리나라에 약을 출시하지 않는다. TNF-알파 치료제의 경우도 이미 UCB사에서 개발한 '심지아'라는 약이 있는데 이 약은 우리나라에서 임상까지 하고선 출시하지 않았다. 


환자들 중에 화농성 한선염+건선관절염 이렇게 가지고 있는 사람이 드물어서 내가 약을 쓰는게 좀 더 까다롭기도 하다. 생물학적제제를 선택할 때도 피부과 교수님은 코센틱스를, 류마티스 선생님은 휴미라를 주장하셨으니 말이다. 그래도 두 가지 병에 모두 약효가 있는 약제가 있고 빔젤스라는 약도 곧 등장하게 될 것이니 다행이다. 


관절때문에 피로감이 많이 느껴지지만 피부 상태는 좋아지고 있다. 두피 건선의 경우 여전히 날 짜증나게 하지만 요즘엔 조금 상태가 나아졌다. 귀 뒤쪽에 있는 건선도 꽤나 많이 들어갔다. 화농성 한선염의 경우 오른쪽 겨드랑이는 재발이 거의 없다. 오른쪽 겨드랑이도 상태가 좀 좋아졌다. 며칠 사이에 뭐가 올라와서 통증이 상당히 있었는데 한선염이 아니라 표피낭종이었다. 이런 것도 이렇게 통증이 심하다니..-_- 그래서 가라앉도록 염증주사 맞고 처치 좀 하고 왔는데 눈물 날 정도로 아팠다 ㅠㅠ 그래도 어떻게 이런게 올라왔을 때 피부과 진료랑 시간이 겹쳐서 다행이었다. 피부과 교수님이 피부 상태가 매우 좋은 수준이라며 관리가 아주 잘 되고 있다고 하셨다. 수술도 당장 필요없다고 하셨는데 만약 영국을 가게 된다면 나는 갠적으로 수술을 받고 가고 싶다. 지금은 한국에 있으니 병원가기가 좀 쉬워서 조금 올라와도 갈 수 있지만 영국에서는 그정도 상태로는 꿈도  못꾼다. 차라리 아예 염증을 싹 다 수술로 제거하고 가는게 속편할거 같다. 


요즘에 뉴스에서 교수들까지 사직서 던지고 있다고 해서 걱정이 좀 되었는데 다행히 내가 다니는 병원은 여전히 교수가 진료를 보고 있다. 피부과의 경우 전공의들이 사라져서 교수님이 좀 고생을 하고는 있지만 화농성 한선염 환자 입장에서 교수가 없으면 큰일나는 부분이라 아직까지 버티고 계셔서 다행이었다. 대학병원이지만 2차 병원이라서 그런지 파업 동참은 빅5에 비해서 덜한 것 같다. 예전에는 당일진료까지 되어서 몇 번 급하게 염증 처리를 하러 간 적도 있었는데 당일진료가 지금도 되는지는 모르겠다. 전공의들이 없어서 그런지 병원이 비교적 한산해졌다.


2주 후에는 류마티스 내과를 방문한다. 피검사를 빨리 해서 간수치 결과를 좀 알고 싶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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