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삶도 납작하거나 단편적이거나 고정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이야기
무심코 TV 채널을 돌리다 손이 멈추는 순간, 수많은 읽을거리 중 큰 고민 없이 곧장 한 가지를 선택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자기만의 삶을 살아내는 이야기를 발견했을 때.
어릴 때나 지금이나 나는 나와 같은 사람들의 평범하고 소소한 이야기를 듣는데 시간을 많이 썼다. 이와 같은 이야기 속의 주인공은 모두 자기만의 결핍이 있는 불완전한 인간이고, 이들이 살아가는 세상 또한 언제나 합리적이거나 이상적이진 않다. 그럼에도 그들의 삶은 존엄하고 그들에게는 자신이 살아갈 세상을 스스로 바꿔나갈 힘도 있다. 거창하고 완벽하진 않더라도 자신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힘을.
그래서 언뜻 보면 완벽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자신만의 아픔이나 고민, 결핍이 있고 반대로 딱히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사람에게도 자신만의 견고한 믿음이나 포부가 있음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이야기가 좋다.
태어날 때부터 많은 걸 가진 사람이 인생에서 더 많은 걸 빠르게 얻을 수도 있겠지만 누구든지 주어진 조건과는 상관없이 자기만의 결핍을 메우는데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건 동일하다. 그래서 태생적으로 주어진 조건에 연연하는 대신, 그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발전시키기 위해 늘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좋다. 누구의 삶도 납작하거나, 단편적이거나, 고정되지 않고, 어떤 삶이든 자기만의 가치관이 뚜렷하게 담겨있다면 주목할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도 이러한 취향 덕분에 무력부터 자라고 있다.
언젠가 나만의 이야기를 쓰게 된다면 모든 인물이 자기만의 서사와 가치관, 결점, 꿈이 있어 살아있는 사람처럼 느껴지도록 표현해보고 싶다. 그걸 본 사람들도 본인이 지금 어떤 모습이든 유일무이한 삶의 주인공임을 알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