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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Apr 21. 2024

잊지 않고 찾아오는... 하루


아무도

살고 있지 않은 듯한

고요하고

한적한 동네

개 짖는 소리조차 없다


찾아오는 이 없고
만나는 이 없고
갈 곳이 없어도
외롭지 않고
슬프지 않은 것은
잊지 않고 찾아와

나날을 살게 하는
하루가 있기에
희망하며 산다

어제 하지 못한 것을 하고
어제 만나지 못한
사람을 만나고
어제 가지 못한 곳을
가게 하는
새로운 하루가 있어
가슴 설렌다

오늘은
무슨 일 생길까
궁금하다

어제 본 새가 아니고
다른 새들이
나뭇가지에
오르내리며 놀고
어제 본 다람쥐가 아닌
또 다른 다람쥐가
안부를 물으며
아는 체한다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조용하고
세상은 어제와 다르다

지나가는 바람이
어깨를 감싸주고
소나무에 매달린
솔방울이 발 앞으로
떨어져 굴러가는
재미있고 신기한
나날이 새롭다


보이지 않는 듯한
세상은 아름답고
들리지 않는 듯한
속삭임은 달콤하다

어디서 오는 바람인지
어디로 흘러가는 구름인지
손으로 잡을 수 없지만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나날


아무도 오지 않고
아무도 만나지 않아도
잊지 않고 찾아오는

사랑스러운 하루가 있어
기쁨이 넘친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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