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Chong Sook Lee Nov 29. 2021
(사진:이종숙)
숲 속의 오솔길을 걸어 나와
산책로를 걸어봅니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산책로가 너무 예뻐
사진을 하나 찍고 걸어갑니다
앞에서 걸어가던 개가
컹컹하고 언덕 위를 향해 짖어댑니다
무엇이 있나 하고 뒤 돌아보니…
개 한 마리가 떡하니 산책로 꼭대기에
앉아 있습니다.
개가 오나보다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이상합니다
개 옆에는 늘 사람이 있는데
사람은 없고 개만 앉아 있는데
앉아 있는 모습이 개와 다릅니다
개가 아니었습니다
늑대였습니다
멀리서 사진을 찍어 봅니다
역시 늑대가 확실합니다
늑대를 보고 짖어대던 개 주인과
늑대가 아니냐고 물어보니
늑대라고 합니다
지난봄에 숲 속에서
늑대가 새끼 세 마리를 데리고 가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늑대 가족이 숲에서
사는가 봅니다
어쩌면 오솔길을 걸을 때
뒤에서 따라온지도 모릅니다
생각해보니 소름이 끼칩니다
뒤에서 물으면 꼼짝없이 당하는데….
그래도 다행입니다
이곳의 늑대는 사람을 해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아마도 먹을게 많아서가 아닐까요
숲 속에 토끼가 많았는데
요즘엔 토끼가 없어졌습니다
늑대가 있는 걸 알고
토끼가 피신을 했는지
늑대가 토끼를 다 잡아먹었는지
늑대가 많아졌습니다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걸어 다니고
지난해에는 동네에 있는 학교에서
새끼를 낳아 기르기도 했습니다
개 같은데 개가 아닌
늑대가 산책로 한가운데에
앉아서 먹잇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진:이종숙)